2023년 2월 'DGB컵 동아시아 드림리그' 개최 확정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라오스 야구 전파 9년만의 성과
세계야구소프트볼 협회 등록 국제대회, "성공 예감"
"대회 확정 연락을 받고 너무 기뻐서 어린아이처럼 소리를 질렀습니다.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전 야구선수이자 감독인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과 라오스 야구 역사에 2022년은 기념비적인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9년 전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할 당시 꿈인 '야구판 스즈키컵'이 실현돼 내년 2월24일부터 26일까지 'DGB컵 동아시아 드림리그'가 열리기 때문이다. 스즈키컵은 아세안축구연맹(AFF) 가맹국이 참가해 기량을 겨루는 축구대회로,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도 불린다.
DGB대구은행의 후원으로 개최될 이 대회에는 개최국 라오스를 비롯해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5개국이 참가한다. 이전에도 '한라 친선 국제야구대회', '주라오스 한국 대사배 야구 대회' 등 대회를 개최했으나 인도차이나 야구대회는 그 의미와 규모가 사뭇 남다르다. 라오스에 한국 야구가 전파된 뒤로 세계야구소프트볼 협회(WBSC)에 등록된 국제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이사장은 "처음 인도차이나 대회에 대한 구상을 밝혔을 때 주변에서 모두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면서 "동남아시아에서도 가난한 나라에 속하는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한다는 자체가 기적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큰 성과까지 얻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라오스가 태국 꺾을 수 있을까"... 초미의 관심사
흥행 확률은 100%다. 우선 동남아시아에서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관심이 없다. 자국 선수들 대부분 예선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본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없는 까닭이다. 두 번째 흥행요소는 라이벌 구도다. 스즈키컵에서 확인할 수 있듯 태국과 베트남은 '철천지 라이벌'이다. 박항서 감독이 지금의 위치에 올라간 것도 태국을 여러 번 꺾은 이유가 크다. 라오스 역시 태국을 라이벌로 생각한다. 어떤 종목이든 태국만 만나면 응원전에 불이 붙는다.
'DGB컵 동아시아 드림리그'를 야구판 스즈키컵이란 별칭을 붙였지만 스즈키컵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전력 차가 뚜렷해 순위가 정해져 있다시피한 축구와 달리 야구는 역사가 깊지 않아 결과를 쉽게 장담할 수 없다. 태국과 라오스만 봐도 태국의 경우 야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선수층이 두텁지 않지만 라오스는 한국에서 파견된 지도자들이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 훈련시킨 덕분에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이번 대회를 위해 최초의 국가대표 야구팀을 구성했을 정도로 야구라는 종목에 낯설다. 태국과 베트남 모두 우세를 장담할 수 없다. 이 전 감독은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 막상막하의 라이벌전이 펼쳐지는 만큼 라오스는 물론이고 동남아시아 야구 흥행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면서 "박항서 감독이 라이벌 태국을 꺾으면서 지금의 위치에 올라선 것처럼 라오스 야구 선수들도 태국을 이기면 그야말로 프로 선수 못잖은 스타에 등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야구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라오스 청년들
이 이사장ㅇ이 처음 야구를 전파하러 라오스로 건너갔을 때만해도 웃지 못할 해프닝의 연속이었다. 야구공을 던지면 축구공처럼 발로 받는가 하면 ‘희생 번트’를 지시했더니 '내가 왜 희생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희생 번트를 정착시키는데 3년이 걸렸다. 말 그대로 야구 불모지였다. 10년 안팎의 세월동안 분위기가 사뭇 바뀌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청년들의 사회적 관계망이 대폭 확장됐다. 야구를 배운 라오스 청년들은 야구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여러 나라의 선수들과 야구라는 공통분모로 교류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야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스포츠 문화교류를 통해 비록 다른 나라에 둘러싸인 내륙국가이지만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면서 "라오스 청년들을 보면서 야구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DGB컵 동아시아 드림리그'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회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는 "이 대회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DGB대구은행 측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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