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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봉사활동 응우옌 티땀띵씨, 귀화인 최초 서울시 봉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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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봉사활동 응우옌 티땀띵씨, 귀화인 최초 서울시 봉사상 수상

입력
2022.11.16 01: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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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경찰 조사서 베트남어 통역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치료 지원도
무역회사 차장이자 밤에는 '선생님'

15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2 서울특별시 봉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응우옌티땀띵(가운데)씨가 김의승(왼쪽) 서울시 행정1부시장,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재훈 기자

15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2 서울특별시 봉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응우옌티땀띵(가운데)씨가 김의승(왼쪽) 서울시 행정1부시장,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재훈 기자

19년째 한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상대로 경찰서와 병원에서 통역을 하고, 노무 상담에 한국어 교육까지 한 응우옌 티땀띵(45)씨가 2022 서울특별시 봉사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1989년부터 시작돼 올해 34회를 맞은 행사에서 귀화인이 대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 출신의 응우옌씨는 지난 2002년 한국땅을 처음 밟았다. 중앙대 국제대학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던 그는, 이듬해 경찰서 통역을 시작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을 찾는 베트남인들이 급속도로 늘었지만, 베트남 통역은 많지 않은 시절이었다. 응우옌씨는 한국어를 못하는 베트남인들이 피해 사실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를 지켜보면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국제결혼이 늘면서 배우자로부터 폭행을 당해도 '단순 부부싸움'으로 종결돼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외국인 근로자로 정식 입국을 하고도 억울하게 불법체류자로 몰리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응우옌씨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선의의료재단이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들의 심장 수술을 무료로 지원하는 사업에도 참여했다. 어린이와 보호자들의 한국 입국과 병원 입원부터 진료, 수술, 퇴원까지 전 과정에서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응우옌씨는 "회사에 다닐 때라 서울에서 병원이 있는 부천까지 오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면서도 "당시 수술을 받은 베트남 어린이들이 최근까지 연락을 해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무역회사 해외영업부 차장인 응우옌씨는 퇴근 후에는 선생님으로 변신한다. 서울 성동구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국어를 비롯해 엑셀 등 사무 프로그램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2017년 한국으로 귀화한 응우옌씨는 이날 서울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개근상으로 생각하겠다. 앞으로 20년은 더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15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2 서울특별시 봉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응우옌 티땀띵(뒷줄 가운데)씨를 비롯한 수상자들이 김의승(뒷줄 왼쪽) 행정1부시장, 이영성(뒷줄 오른쪽) 한국일보 사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재훈 기자

15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2 서울특별시 봉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응우옌 티땀띵(뒷줄 가운데)씨를 비롯한 수상자들이 김의승(뒷줄 왼쪽) 행정1부시장, 이영성(뒷줄 오른쪽) 한국일보 사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날 시상식에서는 25년간 소년·소녀가장 2,000여 명에게 10억 원의 후원금과 장학금을 지급해온 김갑석(59)씨와 8년째 서북병원 입원환자 목욕봉사를 해온 이재순(62)씨, 위기가정 발굴과 취약계층 결연 등을 도와온 유외순(70)씨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단체부문에선 익명으로 고민을 보내면, 손편지로 답장해주는 '온기우편함'을 운영해온 '온기'와 코로나19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교육 멘토링을 해온 '이음과 채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상에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치유 회복에 전념한 고경애(59)씨를 포함한 개인 9명과 농촌 일손 돕기 활동을 지원한 '영등포구 자원봉사연합회' 등 단체 5곳이 선정됐다.

서울시와 한국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서울특별시 봉사상은 어려운 이웃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시민과 단체에 수여된다. 이날 오후 시청 본관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과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정상훈 서울시 행정국장은 “올해 코로나19와 수해 상황을 거치면서 자원봉사활동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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