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인도네시아 "G20, 냉전 방지 리더십 발휘해야"
젤렌스키 G20 화상연설, EU 등 즉시 지지 표명
G20 선언 초안에 "전쟁 비판" 포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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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작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앞줄 가운데) 대통령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발리=로이터 연합뉴스
"이제 전쟁을 끝내야 할 시기가 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자 러시아를 향한 각국의 전쟁 중단 요구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와 피해국 우크라이나를 필두로 유럽연합(EU) 등 서방세계도 평화 회복을 요구하며 뜻을 같이 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왕따'로 전락했다.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결집되면서 G20 공동선언 초안에는 러시아를 특정한 상태에서 '전쟁 비판' 문구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개회사' 조코위 포문, '화상연설' 젤렌스키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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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된 G20 정상회의의 모습. 발리=AP 연합뉴스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매체와 외신을 종합하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작된 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은 "우리(G20)는 이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말로 개막사를 시작했다.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특정국의 이름은 빼고 연설을 이어간 조코위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세계는 앞으로 나가기 어렵다"며 "세계가 또 다른 냉전에 빠지지 않도록 G20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전쟁 중단' 목소리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어받았다. G20 회원국이 아니지만 의장국 특별초청국 자격으로 화상 발언을 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열린) 지금이야말로 러시아의 파괴적인 전쟁을 중단시킬 수 있는 최고의 시기라고 확신한다"고 호소했다.
러시아 제재에 앞장서고 있는 EU 등 서방세계도 지원사격을 이어갔다.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은 "러시아가 현재의 세계 에너지 및 식량 위기를 촉발했다"며 "G20 회의를 통해 러시아에 전쟁 중단 등 더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 또한 "러시아 푸틴 정권은 (G20 회의 기간) 전쟁에 반대하는 국제적 합창(Chorus of opposition)을 듣게 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고립된 러시아… "공동선언 초안, '군사작전' 아닌 '전쟁'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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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장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세션 발표를 듣고 있다. 발리=AP 연합뉴스
러시아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G20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물론 현장에 파견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전쟁 중단' 주장에 별도의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
G20 기간 수많은 국가들이 양자·다자 회담을 이어가고 있지만 러시아를 찾는 나라도 없다. 심지어 현장에선 러시아의 존재 때문에 관례처럼 이어지던 G20 정상 기념사진 촬영 행사도 취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대표 옆에서 웃으며 사진 찍는 것 자체가 전쟁을 용인하는 이미지로 비춰질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옹호하던 중국도 '핵무기' 이슈가 나온 이후 러시아에 등을 돌린 모양새다. 분위기 변화를 감지한 서방세계는 이번 'G20 공동선언'에 러시아를 비난하는 문구를 넣는 것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Dpa 등 외신은 "G20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한 러시아의 입장을 배제하고 '전쟁'이라는 단어를 공동선언 초안에 넣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서방세계에 '표현 완화'를, 중립 회원국엔 '선언 동참'을 동시에 호소하며 중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16일까지 △식량 에너지 안보 △보건 협력 △디지털 전환 등에 대해 논의를 벌인 뒤 의장국의 결과 발표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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