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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식 코미디' 나보다 잘하는 사람 많지만..." '서툰 사람들'로 돌아온 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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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식 코미디' 나보다 잘하는 사람 많지만..." '서툰 사람들'로 돌아온 장진

입력
2022.11.15 18: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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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 군 제대 직전 쓴 희곡 '서툰 사람들'
2007년·2012년 이어 직접 연출

장진 감독이 20대 때 쓴 희곡 '서툰 사람들'을 직접 연출까지 맡아 2007년과 2012년에 이어 대학로 무대에 올린다. 파크컴퍼니 제공

장진 감독이 20대 때 쓴 희곡 '서툰 사람들'을 직접 연출까지 맡아 2007년과 2012년에 이어 대학로 무대에 올린다. 파크컴퍼니 제공

"창작자로서 하루 20만 명 관람객과 만나는 영화든 250석 소극장 관객과 만나는 연극이든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리는 일이라는 본질에는 차이가 없어요. 더욱이 '서툰 사람들'은 상업적 욕심이나 공연의 좌석 규모로는 판단할 수 없는 제게 무척 중요한 작업입니다."

TV 예능 작가로 시작해 연극과 영화 연출, 최근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활동 영역을 확장해 온 장진(51) 감독이 오랜만에 초기작 '서툰 사람들' 연출가로 관객과 만난다. 장 감독이 군 제대 직전 쓴 희곡 '서툰 사람들'은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장기 공연됐고 장 감독의 연출로는 2007년과 2012년에 무대에 올랐다. 2016년에는 윤정환 연출가가 꾸린 연극이 공연됐다. 장 감독이 직접 대본을 수정하고 연출한 2022년 버전의 연극 '서툰 사람들'은 26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서울 동숭동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한다.

15일 기자들과 만난 장 감독은 "상업적 자본으로 대극장 창작극이 만들어지는 일이 거의 없어진 지금이 이 작품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기로인 것 같았다"고 '서툰 사람들'을 10년 만에 연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요즘은 '서툴다'는 표현조차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작품을 쓴 1990년대 초중반만 해도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어리숙한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게 정이 가는 '바보미학'이 있었어요. 관객이 주인공들의 서툰 모습을 애정 있게 바라보길 바랐고 그 생각은 지금도 유효해요."

연극은 착한 도둑과 수다스러운 집주인의 하룻밤 소동을 그린 코미디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등에 출연한 이지훈이 대학로에서 주로 활동해 온 오문강·임모윤과 도둑 장덕배 역을 나눠 맡아 처음 연극에 도전한다. 집주인 유화이 역은 김주연·최하윤·박지예가 맡았다. 장 감독은 "이번 연극으로 새로운 배우들을 만나고 싶었다"며 "20여 년 전 무대 작업을 함께 한 배우들이 TV와 영화에서 성공적으로 연기 경력을 이어간 덕분에 같이 칭찬받았던 그때를 재현하고 싶다"고 했다. 장 감독은 이들이 출연한 소극장 공연을 직접 관람하는 등 발품을 팔아 새 얼굴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대학로에 좋은 배우가 많고 특정 배우의 팬덤이 아니어도 좋은 작품에는 좋은 관객이 온다고 믿고 가려고 합니다."

장 감독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보편적 질서에 균열을 일으키는 독특한 유머 코드로 '장진식 코미디'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코미디를 쓰고 연출할 때면 항상 고민이 많다. 그는 "코미디는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발명품인 동시에 품격이 있어야 한다"며 "배우들이 객석 반응을 의심할 때 전지전능한 척해야 하는 스릴 넘치는 연출 작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외적 선택과 언어에 기대는 코미디를 '장진식 코미디'라고 한다면 지금은 나보다 그런 코미디를 더 잘하는 사람이 많다"며 "나이가 들면서 생각은 노쇠하고 물리적 에너지는 떨어져 앞으로 코미디가 더 겁이 나겠지만 그래도 코미디를 놓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약 30년 전 쓴 '서툰 사람들'에 대해 "착함을 강요하는 부분 등 아쉬운 부분이 많아 공연 전날까지 수정할 것 같다"면서도 "시대를 흉내 내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제 기억 속에 이 작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가졌던 생각이 무참히 깨질 수도 있겠지만 희망은 있어요. 무엇보다 관객과 만나게 돼 설렙니다."

연극 '서툰 사람들' 포스터. 파크컴퍼니 제공

연극 '서툰 사람들' 포스터. 파크컴퍼니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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