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 속 곧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고양이룩 2022 F/W 컬렉션을 동그람이가 소개합니다.
몇 년간 패션 트렌드는 편안한 '꾸안꾸' 스타일이 대세였지만, 이번 시즌은 한껏 힘준 '꾸꾸' 스타일링이 핫할 예정입니다.
눈에 확 띄는 비비드한 색감과 어딘가 부조화스럽지만 귀여운 꾸꾸 패션이 냥패션계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이죠.
찬바람 불 때 애용하는 스카프 혹은 넥워머도 강력한 붉은색과 꽃무늬로 선택해 보세요. 진정한 캣워킹을 선보이는 모델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 겁니다.
반려동물 트렌드세터 '동그람이'
이번 심쿵내새끼의 주인공은 서울에 사는 냥집사 하윤아님의 반려묘 '태오'입니다. 태오는 옷 잘 입기로 소문난 고양이인데요, 태오의 장점을 살려 심쿵내새끼 서두를 시작해 봤어요. 위에 소개한 사진을 보면 우리 태오, 다양한 의상을 완벽하게 소화하죠?
태오는 2022년 4월생으로 생후 6개월 된 코숏 고양이에요. 태오의 성격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호기심이 무서움을 이긴다'죠. 고양이답게 조심성이 많은 편이지만 호기심이 더 강해 무엇이든지 적응이 빠르다고 해요. 화장실 바닥에 물이 흥건해도 집사가 안에 있으면 무서움을 이기고 들어갑니다. 집사가 장난으로 물을 몇 방울 튕기면 도망가지만 이내 다시 화장실로 뛰어돌아오죠. 겁은 나지만 호기심이 많기에 캣타워, 캣폴도 사자마자 단숨에 적응했고요. 무엇이든지 잘 적응하는 성격으로 양치, 손톱 자르기, 알약 먹기, 안약 넣기 등도 다 잘한대요. 강아지들만 한다는 앉아, 손도 똑똑하게 성공했죠.
앞서 말했지만, 우리 태오는 옷을 정말 잘 입어요. 고양이 특성상 그루밍을 해야 해서 강아지처럼 오랫동안 옷을 입진 못한대요. 태오 집사는 하루 일정 시간 동안만 옷을 입히는데, 태오는 옷에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잘 입어요.
집사는 태오가 생후 2개월 정도 됐을 때 양말에 구멍을 내서 처음 옷을 입혀줬었는데요, 이때 몸에 딱 맞는 양말을 태오가 무척 편안해 했다고 해요. (옷이 크거나 헐렁하면 오히려 불편해하고 곧바로 벗어버렸다고 합니다.) 어렸을 적 옷에 대한 적응 과정을 거쳐 많이 성장한 지금도 몸에 딱 붙는 옷을 입혀주면 편안히 일상생활을 한다고 해요. 태오 집사는 패션을 전공했어요. 태오가 이렇게 옷을 잘 입고 편안해 하는 걸 보며 너무 고맙다고 해요. 옷을 좋아하는 집사와 옷을 잘 입는 고양이, 완벽한 조합입니다.
목욕 Nope! 냥빨은 정중히 거부합니다.
태오는 집에 오는 낯선 사람에게도 먼저 달려가 인사하고, 동물병원에 갈 때도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완벽해 보이는 태오에게도 딱 한 가지 불가능한 게 있어요. 바로 냥빨!
고양이 집사라면 가장 긴장하는 순간이 냥빨, 목욕시간이죠. 태오는 평소 세면대에 물을 틀어 오리 장난감을 띄어주면 큰 거부감 없이 발에 물도 적시며 놀았대요. 제법 잘 노는 모습에 집사는 '우리 냥이가 수속성 고양이인가?'라며 내심 기대도 했죠.
(수속성 고양이란 물을 좋아하는 고양이를 뜻해요! 수속성 고양이가 정말 드물어서 3대가 덕을 쌓아야 만난다고 할 정도예요!)
태오가 목욕을 잘 할거라 집사가 생각한 또 하나의 이유! 태오에겐 까망, 베르라는 이름의 남매가 있어요. 태오 집사는 까망, 베르의 집사와 SNS으로 소통하며 지내는데요. 얼마 전 까망이와 베르가 첫 냥빨을 잘 해냈다는 소식을 접했죠. 태오 집사는 '까망이와 베르도 목욕을 잘 했으니 태오도 잘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는데요.
우리 태오는 본능에 충실한 아이였어요. 발이 물에 닿자마자 발톱을 세워 집사의 어깨로 올라가기 시작했죠. 목욕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태오의 몸짓에 결국 첫 번째 목욕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현재는 목욕티슈로 몸을 닦아주는 정도로만 하고 있다고 합니다!)
태오와 가족이 된 이야기
태오와 집사는 지난 2022년 6월 13일 가족이 됐어요. 집사는 원래부터 고양이 집사가 꿈이었어요. 10여 년 전 고양이를 임시보호한 일이 있었는데, 그 추억을 잊지 못하며 언젠간 고양이에게 간택되길 바랐죠. 마음의 준비를 마친 후 길고양이 입양을 알아보려 단체에 연락도 했는데요, 입양까지는 연결되지 않았대요.
앞으로 10~20년 함께 할 가족을 구하다 보니 입양자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했다고 합니다. 몇 차례 심사에서 떨어진 뒤, 우연히 알게된 개인 봉사자분께 입양 신청서를 냈는데요. 봉사자분은 문의 받은 고양이가 이미 가족을 찾았다며, 혹시 다른 고양이가 있는데 괜찮으면 사진을 전해줄 수 있다고 말했죠. 그 고양이는 길에서 구조된 3남매 중 한 마리로, 현재 임시보호처에서 허피스 치료를 받고 있었어요. 그 고양이가 바로 태오였죠.
태오 집사는 입양하기로 마음을 먹고 최종 입양 결정이 나자 이런 게 묘연인가 싶었대요. 입양이 결정된 날이 6월 1일, 집사의 생일이기도 했죠. 임시 보호처에 살던 태오를 직접 데리러 갔다는 집사. 너무나 작고 귀여운 태오에게 한눈에 반해 지금까지 사랑을 키워가고 있답니다. (참고로 태오의 남매 고양이인 까망과 베르는 함께 한 집사에게 입양을 가 행복한 묘생을 살고 있어요!)
고양이를 향한 짝사랑? 고양이와 주고받는 사랑
집사는 태오의 이갈이 시기를 잊지 못한다고 전했어요. 태오 입안에서 새 이빨이 자랄 때마다 집사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유치 삼키지 말고 꼭 뱉어!"라고 말했죠. 태오 집사는 태오의 작은 유치를 간직하고 싶었대요. 어느 날은 외출 후 돌아와 태오 입안을 살폈는데 이빨이 하나 빠져있었죠. 아무리 바닥을 살펴도 유치를 찾을 수 없어 이대로 포기해야 싶었는데요. 며칠 뒤 집 안에서 태오의 유치가 발견됐습니다!! 얼마나 작고 귀여운지 소중한 보물처럼 보관하고 있죠. 얼마 뒤 집사랑 놀다가 송곳니까지 빠지면서 실시간으로 이를 줍줍하며 또 한 번 행운을 잡았습니다.
고양이 수염이 빠지면 좋아서 줍기도 하고, 빠진 유치를 보면서 흡족해하는 태오 집사. 내 새꾸의 모든 게 소중하기에 소소한 거라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일 텐데요. 아마 대부분의 냥집사들이 공감하는 포인트일 것 같아요.
태오 집사가 태오에게 쓰는 편지
사진 = 태오 보호자님(Instagram @theo_haaaaaa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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