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 뒤집고 결선서 54% 득표
12월 22일 취임
슬로베니아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변호했던 법조인 출신의 무소속 나타샤 피르크-무사르(54) 당선인이다.
13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 국가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치러진 슬로베니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나타샤 피르크-무사르 후보가 54%를 얻어 슬로베니아민주당 소속 안제 로가르(46) 전 외교장관을 꺾고 당선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7명의 후보 중 로가르 후보가 34.0%, 피르크-무사르가 26.9%를 얻었는데 결선투표에선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슬로베니아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결선에서 다시 맞붙는다.
피르크-무사르 당선인은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어떤 슬로베니아를 원하는지 국민들이 뜻을 밝혔다"며 "기본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슬로베니아는 유럽연합(EU)의 가치와 EU가 창건된 바탕인 민주적 가치를 믿는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전략적 이슈에 대해 정치인들이 단결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슬로베니아는 권력 구조상으로는 총리가 실권을 가진 의원내각제 국가에 가깝지만 대통령은 직선으로 선출된다. 현 진보·좌파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피르크-무사르 당선인은 수도 소재 국립대인 류블라냐대 법대 출신으로, 법조인·언론인·행정가로 활동해 왔다. 공영방송 'TV 슬로베니아' 기자, 민영방송 '팝TV' 메인 뉴스 앵커 등을 지냈으며, 2004∼2014년 초대 공공정보접근위원회 위원장, 2015∼2016년 슬로베니아 적십자사 총재 등을 지냈다. 2015년 본인 이름을 딴 법무법인을 차렸으며 2016년에는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의 법률대리를 맡아 그의 이름과 사진을 광고에 도용한 슬로베니아 신문과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기업들에 대한 소송을 담당했다.
인구가 약 200만인 유럽 발칸반도의 소국 슬로베니아는 1991년 옛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면서 분리됐다.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보루트 파호르 현 대통령은 3연임 금지 규정에 따라 출마하지 않았다. 새 대통령 취임일은 12월 2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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