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수산물·학원비·골프채·유흥접대까지
'렌트비 지급 사실확인서' 허위 작성도 드러나
檢, 김무성 전 의원과 종편 기자는 무혐의 처분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현직 검사, 전·현직 언론인 등 5명이 법정에 선다.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넘긴 지 1년 2개월 만의 수사 결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수민)는 14일 부정청탁금지및수수금지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박 전 특검과 이모 광주지검 검사,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보도 해설위원, 중앙일간지 전직 기자 이모씨 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박 전 특검은 2020년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대여료 250만 원 상당의 포르쉐 파나메라4 렌터카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박 전 특검은 같은 해 86만 원 상당의 수산물을 받은 혐의가 추가돼 336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탁금지법은 동일인에게 1회 100만 원 또는 회계연도 합계 300만 원을 넘는 금품 수수를 금지하고 있다. 박 전 특검은 변호사를 통해 김씨에게 렌트비를 돌려주고 사실확인서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 확인서는 허위로 밝혀졌다.
이 검사도 2020년 대여료 50만 원 상당의 포르쉐 및 카니발 렌터카를 무상으로 받아 이용하고, 220만 원 상당의 수산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의 댄스·보컬 학원 수업료 329만 원을 김씨에게 대납받은 혐의도 있다. 이 검사는 2021년 자녀의 학원 수업료 250만 원을 받아 합계 849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전 논설위원의 경우 2020년 수산물 52만 원어치와 305만 원 상당의 골프채 등 357만 원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엄 해설위원은 2019년 1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대여료 360만 원의 벤츠차량과 214만 원의 아우디 차량, 206만 원의 K7차량 렌터카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2019년 110만 원 상당의 유흥접대와 2020년 52만 원 상당의 수산물을 수수하는 등 총 942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간지 전직 기자 이모씨는 2019년 포르쉐와 BMW차량을, 2020년 BMW520d 차량 무상 이용 등 535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 5명의 전·현직 검사와 언론인이 김씨에게 받은 금품이 총 3,019만 원이라고 밝혔다. 금품을 제공한 김씨도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선동 오징어(배에서 잡아 얼린 오징어) 사업에 투자하면 서너 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7명에게 총 116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이 확정됐다.
‘가짜 수산업자'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검찰 수사 결과. 강준구 기자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혐의 없음 처분됐다. 그는 김씨에게 제네시스 차량을 무상 제공받은 혐의를 받았지만, 김씨의 렌트비 지급을 알게 된 김 전 의원이 수사 개시 전 명의자 변경 및 렌트비 처리를 비서에게 지시하고, 미정산 렌트비를 지급한 점이 무혐의 근거가 됐다. TV조선 전직 기자 정모씨도 대학 등록금 25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지만, 빌렸다가 갚은 것으로 조사돼 혐의를 벗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현직 검사 등이 100억 원 이상의 사기행각을 벌인 업자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해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에 대한 신뢰를 심대하게 저해시킨 중대 사안"이라며 "신분과 수수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전원을 정식 재판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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