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우리·국민 예금금리 5%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은행 10월에만 56.2조 빨아들여
기준금리 인상 추세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를 넘어섰다. 저축은행 같은 2금융권 등에선 5%가 넘는 이자를 주는 예금상품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지만, 대형 시중은행 금리가 연 5%를 웃돈 건 14년 만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금리는 연 5.1%(이하 1년 만기 기준)다. 이는 비대면 가입 기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NH올원e예금' 금리는 10일까지 연 4%대 후반을 기록하다 11일 처음 연 5%를 찍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연 5%대 정기예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8월 이후 14년 만"이라며 "그 이후부터 금리가 계속 떨어졌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우리 WON플러스예금' 금리도 전날 연 5.18%를 찍었다. 다만 시장금리를 반영해 매일 적용 금리가 달라지는 탓에 이날 금리는 연 4.98%로 떨어졌다. 우리은행 역시 금리 연 5%대 정기예금은 2008년 12월('두루두루정기예금')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KB국민은행의 'KB STAR정기예금'도 이날부터 연 5.01%의 금리가 적용됐다. 하나은행은 15일부터 '하나의정기예금' 금리를 연 5.0%로 올리기로 했다.
5% 정기예금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소비자의 선택 폭은 넓어지게 됐다. 가령 'NH올원e예금'에 1억 원을 넣을 경우 얻게 되는 연 이자수익은 509만 원(세전)이다. 특히 1, 2년 사이 주식시장에서 원금 손실을 본 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1년에 5% 수익률은 무시 못 할 수준이다.
올 들어 은행 정기예금은 무서운 기세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은행 정기예금은 한 달 사이 56조2,000억 원이 늘어 2002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수신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 및 기업의 자금이 은행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다.
은행권에선 조만간 연 5%대 정기예금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은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24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준금리 인상 폭에 따라 수신금리가 재조정되는 만큼, 5%대 예금금리가 보편적 현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금리를 매일 반영하는 위 상품의 경우 해당 시장금리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측면이 있어 금통위 이후 되레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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