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호황 동안 직원 80만명 늘려
실적 전망도 어두워... 비용 절감 압력
메타, 트위터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주요 테크기업)들이 잇따라 대거 인력 감축에 나선 가운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대규모 해고에 돌입한다. 해고 대상은 1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입수한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아마존이 이번 주부터 약 1만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마존 사상 최대 규모다. 감원은 기술직과 소매(리테일) 부문, 인사 담당 조직 등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아마존의 전 세계 직원 수가 계약직을 포함해 150만여 명임을 감안할 때, 감축 인원은 전체의 1%에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수익 안 나는 사업 접는 중
아마존은 이미 이달 초 본사 직원들에게 당분간 채용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에 앞서 원격 의료 서비스 '아마존 케어'를 3년 만에 중단했고, 가상 여행 경험 서비스 '아마존 익스플로어' 등 수익이 안 나는 사업들도 접었으며, 미국 내 콜센터 대다수를 폐쇄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직원 수가 너무 많이 증가한 데다, 향후 실적까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자 채용 동결에 그치지 않고 감원까지 나서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존 직원 수는 2019년 말 79만8,000명이었으나, 지난해 말엔 160만 명까지 늘었다.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폭증하자 그에 맞춰 직원 수를 확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경기 침체로 아마존도 영광의 시절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졌다. 아마존은 4분기 매출이 1,400억~1,480억 달러(약 196조8,40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1,551억 달러(206조2,830억 원)인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마존 주가는 급락했고, 시가총액도 31개월 만에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블랙 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에서 시작해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은 아마존 같은 유통업체들엔 연중 최고 대목이다. 아마존이 연말을 코앞에 두고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그만큼 비용 절감에 대한 압박이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감원 칼바람 거세지는 실리콘밸리
이달 들어 미국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인력 감축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메타는 9일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1,000여 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트위터도 전체 풀타임 직원의 절반 정도인 3,700명에게 해고를 통보한 데 이어, 계약직 근로자 5,500명 중 80%인 4,400명을 사전 통보 없이 내보냈다.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도 지난 3일 5,000여 명의 전체 직원 중 약 13%에 사실상 해고를 통지했다. 여기에 '콘텐츠 공룡' 월트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도 인력 감축을 예고한 상태다.
인위적인 인력 감축까지 나서진 않았지만, 채용을 동결하는 곳도 늘고 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내년 9월까지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지 않기로 했고, 구글도 채용 속도를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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