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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이 함께 숨 쉬는 여행

입력
2022.11.15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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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관광지 중 한 곳인 전북 고창군 운곡습지. 환경부 제공

생태관광지 중 한 곳인 전북 고창군 운곡습지. 환경부 제공

코로나19의 지속으로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위안을 얻고 이를 통해 다시 자연을 생각할 수 있는 '생태관광'이 바로 답이다.

세계생태관광협회(TIES)에서는 '생태관광'을 △생태·문화적 다양성의 보존 △자연과 지역에 대한 이해 △공동체에 대한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고 제시한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생태관광은 생태계와 지역문화를 체험하며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고, 동시에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자연과 인간이 같이 숨을 쉬며 공존하는 여행'인 것이다.

환경부는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순천만 습지, 백령도 하늬해변과 진촌리 마을, 왕피천 계곡, 천수만 철새도래지 등 전국 생태계 우수지역 29곳을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하고 사회적협동조합 구성, 숙박시설 조성 및 프로그램 개발 등 생태관광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역의 자연과 문화자원을 활용한 생태관광으로 생태·문화적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제주의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생태관광의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제주 동백동산 습지 방문객들은 삼촌(남녀 구분하지 않고 동네 어른을 일컫는 제주 방언)의 안내로 아름다운 동산을 체험하고, 그곳의 도토리로 뽑은 국수를 먹는다. 그 후 삼촌과 함께 인근 함덕해수욕장에서 체를 들고 모래 속의 플라스틱 작은 조각들을 걷어 낸다. 그리고 그 조각들로 플라스틱 '만다라(부처의 깨달음을 표현한 그림을 의미하며, 넓게는 자연의 순환을 나타내는 원형의 이미지를 총칭)'를 함께 만든다.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를 해친다는 말보다 더 강력한 체험교육이다. 지역문화와 생태계를 체험하면서 자연보전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든다.

생태관광은 지역사회에도 기쁨의 선물이다. 고창 용계마을, 신안 영산도, 인제 생태마을, 제주 선흘리 등 4개 지역에서는 2013~2016년 사이 관광객이 3만4,000명에서 6만5,000명으로 91% 증가했다. 같은 지역에서 생태관광으로 벌어들인 소득 또한 8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늘었다. 주민소득을 올려주는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동기를 주는 동시에, 유대감과 자부심을 심어주며 지역공동체의 지속에도 도움을 준다.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달 18일부터 이틀간 창녕 우포늪에서 생태관광 정보와 다채로운 체험을 제공하는 '생태관광 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 가을이 가기 전에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생태관광을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유제철 환경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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