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에게 적용되는 병역 연기 특례 조항이 도수치료술과 같은 대체의학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이상훈)는 A씨가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국외여행 기간 연장 허가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호주에서 도수치료의 일종인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술) 석사 3년 과정을 시작해 만 28세가 된 다음 해 국외여행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병무청에 신청했다. 병역법상 3년제 석사과정에 다니면 만 27세까지, 일반대학원 의학과정이나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하면 만 28세까지 병역을 연기할 수 있다. 대학원이 해외에 있으면 1년 더 연기가 가능하다.
A씨는 자신이 이수 중인 과정이 의학전문대학원 과정에 속한다며 만 29세까지 병역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병무청은 A씨가 이수 중인 석사과정을 의학전문대학원 과정으로 인정할 수 없어 특례를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가 '해외 3년제 대학원 석사과정' 재학생이기 때문에 만 28세까지만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A씨는 병무청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해외에선 카이로프랙틱이 의학분야로 인정받고 있고, 석사과정을 끝내면 의사면허를 받는 의료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특례조항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그러나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료법이 인정하는 해외 의학 과정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은 최소 수업연한이 6년제 대학 또는 4년제 대학원이라는 점 △척추교정술과 같은 대체의학은 병역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의학과에 포함되지 않는 점을 들었다.
재판부는 "의료, 치과의료, 한방의료에 속하지 않는 대체 의학은 의학과에 포함된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병역의무자가 병역을 연기하기 위한 일체의 특례 사유는 병역법에 그 내용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는 한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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