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인물] 김정애 이슬람사원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무슬림 측이 주민 고소·고발 9건, 벌금만 수천만 원"
"2014년부터 주민들이 온순해서 참아온 것"
"주택가에 교회나 절도 반대, 이슬람포비아 아니다"
"경북대에 기도공간 요구, 무슬림은 '소유권' 희망"
"생존권 위한 몸부림...생떼나 텃새 아니다"
대구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2년이나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주택가 종교시설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며 "떠나라"고 외치고 있고, 무슬림 학생들은 "갈 곳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북구청은 지난해 2월 공사중지명령을, 무슬림 건축주들은 같은해 7월 공사중지처분 집행정지신청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지난 9월 "공사중지는 위법"이라며 무슬림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그 후에도 이슬람사원 공사현장에서는 주민들의 반대시위가 계속됐고, 무슬림측은 주민에 대한 고소 고발을 취하하지 않고 있다. 여기다 최근에는 사원 증축공사장 인근 집앞에 이슬람이 금기시하는 돼지머리가 등장하면서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정애(45) 이슬람사원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난 9일 경북대 인근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슬람사원 건립에 따른 갈등이 크다.
"무슬림인 사원 건축주가 주민들을 고소·고발한 사건만 9건에 벌금만 수천만 원이다. 지난 8월30일에는 사원 건립 반대시위를 하다 주민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11일부터는 무슬림 측이 이곳 주택가에서 집회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무슬림과 주민들이 한 달 단위로 집회 우선권을 다투는 지역이 됐다."
-무슬림 학생들이 주택가에서 종교모임을 한 것이 2014년부터다. 평화롭게 지내다 왜 반대하나.
"평화로웠다면 반대할 턱이 없다. 큰 도로변 건물도 아니고, 주택가 한가운데 집에서 금요일마다 기도 후 서로 인사하고 떠드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이슬람 단식월인 라마단 때는 무슬림들이 한 달 내내 사원에 모여 새벽까지 마당에서 음식을 해먹었다. 찌꺼기를 골목길 나무 밑에 파묻어 바퀴벌레가 나오기도 했다. 주민들이 온순해서 참은 것이다. 2020년말 건축업자가 '건물이 낡아 단층으로 새로 짓는다'고 해서 옆집 주민이 '고생한다'며 커피를 타주기도 했다. 나중에 보니 건물이 2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주민들이 속았다."
-주민 일부가 이슬람이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를 집앞에 내놨다.
"법대로 하자는 것이다. 무슬림은 주택가 한복판에서 자기네 문화권 생활양식대로 행동하면서 한 번이라도 주민 입장에서 이해를 하려고 했는 지 묻고 싶다. 무슬림이 '법대로'를 주장하니, 힘 없는 주민들이 어떻게 해야 하나. 난 돼지머리를 내놓을 생각이 전혀 없지만, 그건 자유다."
-주택가 인근에는 교회도 있다. 이슬람사원을 반대하는 이유가 종교적인 이유인가.
"1, 2층짜리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택가 안에는 교회나 절이 들어와도 반대다. 보통 교회는 큰길 옆에 있다. 이슬람사원 위치와는 전혀 다르다. 예전에 누가 경북대 서문의 건물 1층에 교회를 추진했는데 건물주가 반대해서 무산된 적도 있다. 종교적 이유는 아니다."
-무슬림은 협상 당시 4가지 조건만 충족되면 다른 곳으로 사원을 옮기겠다고 했다.
"그렇게 이전할 수 있으면 주민들도 환영이다. 그런 곳이 있다면 찾아가면 된다. 북구청도 인근 지역을 돌면서 대체 부동산을 물색했다고 한다. 한 상가에서는 임대도 줄 수 있다고 했지만 무슬림이 '소유권'을 주장해 무산됐다."
-무슬림 학생들이 이슬람사원을 짓게된 것은 경북대에 유학왔기 때문이다. 대학 측에 기도공간 제공을 요구해봤나.
"지난 여름 경북대를 찾아가 무슬림 학생들에게 기도공간을 마련해주라고 요청했다. 대학 측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무슬림 동의도 관건이다. 일전에 공식적인 중재모임에서 북구 공무원이 무슬림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경북대가 만약 기도공간을 제공하면 어떤가' 했더니 소유권을 요구했다. 법적으로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지만 경북대 건물에 무슬림 소유권은 비상식적이다."
-경북대도 해외 유학생 유치가 필요하니, 무슬림 학생이 있는 한 반영구적인 기도공간 제공을 약속할 수 있지 않나.
"대학과 무슬림이 모두 동의해주면 좋겠다."
-평화적인 해결책은 없나.
"무슬림이 한 발짝이라도 양보를 하겠다면 주민들은 그들의 생각이 관철되도록 도울 것이다. 경북대나 북구에 대책마련도 촉구할 것이다. 생존권을 위한 주민들의 몸부림이 '생떼'나 '텃세'로 각인되고 싶지 않다. 무슬림도 굳이 주민반대를 무릅쓰고 신앙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주민들이 기억하는 옛 무슬림은 굉장히 점잖고 이웃을 존중하는 사람들이다. 이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정리=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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