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처음 옥좌에 앉은 유해진 “진짜 왕 역할 제안 올 줄 몰랐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처음 옥좌에 앉은 유해진 “진짜 왕 역할 제안 올 줄 몰랐다”

입력
2022.11.11 17:43
수정
2022.11.11 17:53
21면
0 0

23일 개봉 영화 '올빼미'에서 인조 역할

유해진은 "이야기와 역할이 굵으면 연극할 때는 떠올리곤 한다"며 '''올빼미'는 연기할 때 연극적 에너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NEW 제공

유해진은 "이야기와 역할이 굵으면 연극할 때는 떠올리곤 한다"며 '''올빼미'는 연기할 때 연극적 에너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NEW 제공

영화 인생 25년 만에 처음이다. 23일 개봉하는 영화 ‘올빼미’는 배우 유해진에게 특별한 경험을 안겼다. 조선 왕 인조를 연기하며 생애 처음 옥좌에 앉았다. 11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유해진은 “왕 연기를 한번쯤 할 수 있을까, 기회가 올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왕 역할 제안이 올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올빼미’는 소현세자의 의문사를 실타래 삼아 이야기를 풀어낸다. 소현세자가 병자호란 이후 볼모로 청나라에 잡혀갔다가 8년 만에 조선에 돌아온 직후 급사한 역사에 허구가 끼어든다. 불빛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만 사물이 보이는 소경 침술의 경수(류준열)가 소현세자(김성철)의 죽음을 목격한 후 벌어지는 궁중 암투가 상영시간 118분을 채운다. 유해진은 꿍꿍이를 알 수 없는, 신경질적이면서도 강박적인 권력욕에 사로잡힌 인조를 연기하며 영화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안태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왕의 남자’(2005) 연출부로 유해진과 인연을 맺었던 이다. 안 감독이 인조 역을 제안했을 때 유해진의 반응은 “왜 나야”라는 반문이었다. “안 감독은 ‘여느 배우들과 다른 형(유해진)만의 왕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유해진은 “인조라는 인물이 특별히 욕심나서라기보다는 영화 속 인조가 특별해서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석연치 않은 죽음에서 출발해 만들어낸 이야기가 꽤 재미있다는 생각”도 출연 결심을 하게 했다.

‘올빼미’ 속 인조는 이전 영화나 드라마 속 조선 왕들과 사뭇 다르다. 엄숙과 근엄, 진지와는 거리가 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생각을 곧바로 행동에 옮기기도 한다. 유해진은 “저는 연기할 때마다 ‘꼭 그래야 해?”라는 의문을 품는다"며 “이번엔 ‘왕은 꼭 그렇게 해야 해?’라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다른 촬영장보다 마음가짐이 무겁고 진지하긴 했어요. 쉬는 시간에 흰소리도 별로 안 했습니다. 홀로 걷는 등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까불다 왕 연기 들어갈 순 없었으니까요.”

영화 '올빼미' 속 유해진이 연기한 인조는 여느 영화나 드라마 속 조선 왕과 달리 적극적이고 즉흥적으로 행동한다. NEW 제공

영화 '올빼미' 속 유해진이 연기한 인조는 여느 영화나 드라마 속 조선 왕과 달리 적극적이고 즉흥적으로 행동한다. NEW 제공

우려는 있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과 ‘럭키’(2016) ‘공조’(2017) 등으로 형성된 코믹한 면모가 ‘올빼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왕이라고 나왔는데 관객이 실소하면 어쩌나” 고민하다 “첫 등장 장면을 바꾸기”까지 했다. “원래는 기둥에서 불쑥 나타나는 장면”이었으나 “카메라가 멀리서 조금씩 다가가 누워있는 인조 모습을 보여주는 식”으로 변경했다. “관객에게 제가 모습을 온전히 드러낼 때까지 시간을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 제가 제안했어요.”

영화 속 인조는 안면신경 마비에 시달린다. 유해진은 안면 왼쪽이 굳은 모습을 종종 보여줘야 했다. 굳은 얼굴을 특수분장으로 처리하자는 요구가 있었으나 유해진은 “거추장스러워서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다른 영화 찍을 때도 사극을 제외하면 매번 분장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연스러운 연기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올빼미’는 유해진이 처음 왕 연기를 한 것만으로도 화제다. 유해진은 “자꾸 화제가 되는 이유를 나도 알겠다”고 했다. 그는 “(배우) 진선규가 ‘형이 왕 역할을 해서 되게 좋다. 나도 형 같은 길을 갈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해진은 자신의 왕 연기에 영화가 가려지는 걸 원치 않았다. “영화 보신 후 영화 이야기만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잘 섞여 들어갔다는 의미니까요.”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