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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매천시장 화재 때 "스프링클러 잠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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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 매천시장 화재 때 "스프링클러 잠겨 있었다"

입력
2022.11.10 15:35
수정
2022.11.10 15:43
10면
0 0

관리 책임 대구시, 용수공급 밸브 차단
"소방시설 보완 기간이라 닫아놔" 해명
경찰 "검찰과 관련 사례·법리 검토할 것"

지난달 25일 밤 대구 북구 매천시장(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불이 나 건물 위로 검은색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지난달 25일 밤 대구 북구 매천시장(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불이 나 건물 위로 검은색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지난달 25일 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로 점포 69곳이 소실된 대구 매천시장 화재 당시 건물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시장을 관리하는 대구시가 소방시설 보수를 이유로 스프링클러에 물을 공급하는 밸브를 차단한 사실을 파악하고, 관계자들을 불러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10일 대구 강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불길이 처음 시작된 농산A동의 발화지점 추정 점포 위 스프링클러는 화재 때 용수공급 밸브가 잠겨 있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농산A동은 전체 1만6,504㎡ 면적 천장에 3.25m 간격으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 동파방지를 위해 평소에는 물이 차 있지 않고 화재감지기에 불이 감지되면 소방용수가 자동 공급되는 ‘준비작동식(건식)’으로 운용된다. 용수공급 밸브는 총 5개이며, 각각 밸브마다 스프링클러 여러 개가 연결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당시 밸브 2개가 잠겨 있었는데 하필 발화지점 위 스프링클러에 용수를 공급하는 밸브가 차단된 상태였다”면서 “나머지 3개 밸브는 발화지점과 한참 떨어진 스프링클러와 연결돼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밸브 차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소방점검 때 스프링클러 용수관에 가스가 새는 등의 불량이 확인돼 보수에 들어가 닫아 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형 화재로 점포 69곳이 소실된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농산A동 건물이 10일 앙상한 골조를 드러내고 있다. 김정혜 기자

지난달 대형 화재로 점포 69곳이 소실된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농산A동 건물이 10일 앙상한 골조를 드러내고 있다. 김정혜 기자

대구시는 소방시설법에 따라 매년 한 번씩 매천시장을 정밀점검한다. 올해도 8월 29일~9월 2일 외부 소방시설업체에 의뢰해 시장 전체를 살펴봤다. 그 결과, 농산A동 건물에서 소화기, 스프링클러 등 일부 설비의 결함이 발견됐고, 관할 대구 서부소방서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소방서도 시에 이달 20일까지 지적사항을 보완하라고 명령했다.

소방시설법(제9조 3항)에 ‘소방시설의 점검ㆍ정비를 위한 폐쇄ㆍ차단은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기는 하다. 경찰은 다만 시설 보완 기간이라도 밸브 차단은 수리를 할 때만 가능하다고 보고, 검찰과 법리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구시 주장대로라면 한 달이 넘는 조치 기간에는 소방시설이 정상 작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8시 27분쯤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농산A동 건물에서 불이 나 점포 152곳 중 69곳을 태우고 3시간 반 만에 진화됐다. 매천시장은 지난해 거래 물량이 52만7,000톤, 거래 금액은 9,280억 원으로 비수도권 지역 농수산물도매시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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