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사원 공사 현장 옆 돼지머리 이어
8일 오후에는 공사 현장 대각선 집 앞에도 추가
무슬림 "우리에게는 상처"... 주민 "고사 지낼 것"

8일 오후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 현장 대각선 방향 주택 앞에 돼지머리 하나가 추가로 놓여 있다. 대구=류수현 기자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현장 인근에 이슬람에서 금기하는 돼지머리가 등장한 지 보름 만에 새로운 돼지머리가 추가돼 종교 혐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이슬람 혐오'가 아니라 '주민 역차별'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9일 경북대 인근 주민과 건축주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인근 이슬람사원 증축 공사 현장 주변에 삶은 돼지머리가 놓였다.
지난달 26일 이슬람사원 옆집 앞에 처음 등장한 돼지머리와 비슷한 크기로 플라스틱 버킷 위에 공사현장으로 들어오는 길목을 향해 놓여 있다. 돼지머리 바로 앞에는 무슬림이 기도실로 사용 중인 건물 입구가 있다.
돼지를 금기하는 무슬림들은 기도할 때마다 돼지머리를 마주하지만 이를 막을 뾰족한 해법은 없다. 경북대 무슬림 대표 무아즈 라작(26)씨는 "주민들이 가능한 한 최고 수준으로 무슬림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다"며 "주민들이 단순히 돼지머리를 갖다 놓은 게 아니라 무슬림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돼지머리를 치울 법적 방도는 없다"며 "함께 잘 지내야 할 주민들이 이슬람과 무슬림을 혐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민들은 고사를 지내기 위해 돼지머리를 놓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돼지머리에 그치지 않고 이슬람사원 인근에 정육점을 열고 삼겹살 파티도 예고하고 있다. 김정애 이슬람사원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주민이 고사를 지내겠다며 돼지머리를 놓아뒀다"며 "무슬림은 사원까지 짓는데 우리 고유의 풍습을 실천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느냐"고 밝혔다.

8일 오후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 현장 대각선 방향 주택 앞에 돼지머리 하나가 추가로 놓여 있는 가운데 현장 옆 대문 앞에 지난달 26일 놓인 돼지머리(붉은 원 안)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구=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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