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 ‘SK 왕조’ 시절 시작된 SSG의 ‘가을 DNA’가 ‘가을 정권’ ‘가을 최정’을 거쳐 ‘가을 강민’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불혹인 김강민(40)의 활약은 놀랍다. 그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KSㆍ7전 4승제) 5차전에서 2-4로 뒤진 9회말 대타 역전 끝내기 3점포를 쏘아 올리며 기적 같은 드라마를 완성했다. KS 대타 끝내기포는 역대 처음이다. 아울러 포스트시즌(PS) 최고령 홈런 신기록도 함께 작성하며 이 가을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김강민은 앞선 1차전에서도 5-6으로 끌려가던 9회말 동점포를 쏘아 올렸다.
SSG의 원조 '가을 사나이'는 박정권(43) 퓨처스 타격 코치다. 한국시리즈 34경기를 포함해 PS 62경기 통산 타율 0.296에 11홈런(역대 5위), 40타점(역대 4위)을 기록하며 세 차례나 우승반지를 꼈다. 그가 가을 사나이로 불리게 된 건 SK시절인 2009년 두산과 플레이오프(PO)부터였다. 5경기에서 타율 0.476에 3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5차전에서 3-3으로 맞선 7회 2타점 결승 2루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MVP에 선정됐다. 이후에도 박정권은 2010년 KS, 2011년 PO까지 3년 연속 가을야구 MVP를 수상했다. 2018년 PO 1차전에서도 끝내기 홈런을 쳤고, KS 1차전에서는 역전 2점 홈런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그간 ‘데일리 MVP’를 무려 5차례나 가져간 역대급 ‘가을야구 지배자’다.
최정도 빼놓을 수 없다. PS 통산 72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치며 이승엽(14개), 타이론 우즈(13개)에 이어 박병호와 함께 역대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KS만 따지면 7개째 홈런을 적립했는데, 이는 우즈와 함께 KS 최다홈런 기록이다. 물론 이 기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밖에 타점 역대 7위(38점), 득점 9위(38점)에 올라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두산과 KS 6차전에서 3-4로 끌려가던 9회초 2사에서 동점을 만든 솔로 홈런은 팬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이는 13회말 한유섬의 끝내기 홈런으로 이어졌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당시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최정이었기에 더욱 극적이었다. 최정은 지난 7일 KS 5차전에서도 0-4로 끌려가던 8회 추격을 알리는 2점포를 쏘아올렸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가을 동화’ 조동화(41) SSG 주루코치도 가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7~12년까지 6년 연속 KS를 모두 치른 가을 베테랑이다. ‘번티스트’(번트+아티스트)로 불릴 정도로 단거리형 타자였고 실제로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이 3개에 불과했지만, 2007년 KS 4차전에서 정규시즌 MVP이자 두산의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를 무너뜨린 홈런은 강렬했다. 또 2008년 KS 5차전에선 2루타성 타구를 달려가 건진 수비는 아직도 팬들의 입에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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