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친푸틴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설립자
2016년 미국 대선서 트럼프 지원 활동 의혹
백악관 "현재 미 중간선거 개입 정황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푸틴의 요리사’라 불리는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시인했다. 프리고진은 과거 미국 대선 당시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배후에서 여론 조작 활동을 벌였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자신이 운영하는 요식업체를 통해 게시한 논평에서 “우리는 미국 선거에 개입해 왔고,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논평은 러시아의 한 뉴스사이트가 8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 러시아가 간섭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그에 대한 답변으로 나온 발언이었다.
프리고진은 “우리만의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정확하게, 외과수술 하듯이 할 것”이라며 “우리의 정밀한 작전 기간에 신장과 간을 한꺼번에 제거할 것”이라도 말했다.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과 1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크렘린궁에서 행사용 음식 등을 만들다가 정부로부터 학교 및 군 급식 계약을 따내 돈을 모았고, 2010년대 들어서 민간 용병 사업으로 발을 넓혔다. 그가 이끄는 바그너그룹은 전 세계 분쟁지역에 개입하고 인권 침해를 저지르는 것으로 악명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초기부터 투입돼 선봉 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부를 둔 인터넷연구기관(IRA)을 후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IRA는 일종의 ‘댓글 부대’로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친러시아 여론을 조성하는 활동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IRA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비방하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여론 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IRA의 미국 선거 개입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IRA와 연계된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호의적인 민주당을 공격하는 메시지 등이 유통되고 있다는 보도가 미국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이미 미국은 IRA 소속으로 의심되는 러시아인들과 프리고진을 제재 명단에 올린 상태다.
이날 프리고진의 발언에 대해 미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카린 장 피에르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현 시점에서 확인된 조작 시도는 없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선거 개입 위협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안전하고 확실한 투표를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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