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구봉광산 양창선씨 368시간 최장 기록
칠레서는 2010년 69일간 고립된 33명 전원 구조
1995년 삼풍백화점 박승현 377시간 만에 생환
경북 봉화 아연광산 광부들이 고립 221시간 만에 구조되면서 극한 상황을 이겨내고 생환한 과거 사례와 함께 인간승리의 한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국내 광산사고와 관련한 인간승리는 55년 전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에서 구조된 광부 양창선씨(당시 36세)가 대표적이다. 양씨는 1967년 8월 22일 오전 8시쯤 구봉광산 지하 125m 막장에서 물을 퍼내는 작업을 하던 중 홀로 매몰됐다. 섭씨 15도 이하의 현장에서 망가진 군용 전화기를 이용해 지상 구조대와 간신히 연락하던 양씨는 고립 16일 만인 9월 6일 사고 발생 368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양씨는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이틀간 나눠 먹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도시락 통에 받아 마시며 버텼다고 한다. 기운이 빠진 뒤에는 가만히 누워 있는 방법으로 체력을 비축해 가면서 구조대 손길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도 광산 매몰사고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사례가 이어졌다. 1982년 8월에는 강원 태백탄광에서 배대창(당시 42)씨 등 광부 14명이 349시간 동안 갇혀 있다 구조됐고, 1981년 1월에는 경북 문경 은성광업소 매몰로 이옥철(당시 34)씨가 115시간 만에 간신히 구조됐다.
외국에서도 탄광사고에서 극적으로 생환하는 인간승리 사례가 적지 않다. 칠레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0년 8월 5일 칠레 북부 코피아포의 산호세 구리광산에서 광부 33명이 지하 700m 갱도에 매몰됐다 고립 69일 만인 10월 14일 전원 구조돼 세계를 놀라게 했다.
광부들은 섭씨 32도가 넘는 혹독한 환경에서 트럭 연료로 물을 데워 마시고 소량의 비상식량을 공평하게 나눠 먹으며 악착같이 버텼다. 칠레 광부들의 인간승리는 2015년 '33'이라는 영화로 제작됐으며 2016년 국내 영화관에서도 개봉됐다.
광산은 아니지만 매몰사고 현장의 인간승리에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박승현씨를 빼놓을 수 없다.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2분쯤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매몰 시민이 속출했다. 마지막 생존자는 당시 열아홉 살이던 박승현씨로 음식은 물론 물 한 방울 마시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서 377시간(17일) 만인 7월 15일 오전 11시 5분쯤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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