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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윤하, '사건의 지평선' 역주행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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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윤하, '사건의 지평선' 역주행의 의미

입력
2022.11.0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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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6집 타이틀 곡 '사건의 지평선', 8개월 만 역주행
좋은 음악·가창력의 시너지가 빚은 결과

가수 윤하가 '사건의 지평선'으로 역주행에 성공했다. C9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윤하가 '사건의 지평선'으로 역주행에 성공했다. C9엔터테인먼트 제공

"믿을 수가 없고 몰래카메라인가 싶더라고요."

올해의 끝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 가수 윤하가 거짓말같은 역주행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3월 발매한 정규 6집의 타이틀 곡 '사건의 지평선'이 약 7개월 만에 빛을 보면서다.

'사건의 지평선'의 역주행 행보는 지난달 조용히 시작됐다.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인 멜론 '톱100' 차트에 98위로 진입하며 역주행의 시작을 알린 해당 곡은 약 한 달 만인 지난 2일 같은 차트 2위를 꿰차며 뜨거운 뒷심을 증명했다. 현재 음원 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곡들이 (여자)아이들의 '누드', 르세라핌의 '안티프래자일' 등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역주행은 더욱 이례적이다.

곡에 담긴 메시지와 전반에 걸친 분위기 역시 최근 음원 차트 상위권을 독식하던 곡들과는 사뭇 다르다.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의 경계인 사건의 지평선, 예측되지 않는 이별 그 너머의 이야기를 경쾌한 모던 포크록 장르로 풀어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그 너머의 관찰자와 상호작용할 수 없는 시공간 경계면을 뜻하는 용어인 '사건의 지평선'을 제목으로 삼아 곡의 메시지에 맞닿게 녹여냈다는 점 역시 사뭇 묵직하다.

이지 리스닝, 다채로운 퍼포먼스에 열광하는 최근의 K팝 트렌드와는 사뭇 다른 결의 이 곡이 가파른 역주행 노선을 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역주행은 윤하의 가창력과 웰메이드 음악이 만들어 낸 시너지에서 비롯됐다.

물론 지금 10대들에게야 윤하가 다소 생소한 가수일 수 있지만, 2000년대 초 가요계를 함께 지나온 이들에게 윤하는 이미 실력과 음악성을 모두 인정 받은 여성 솔로 가수 중 한 명이다. 그의 대표곡인 '비밀번호486' '오늘 헤어졌어요' '기다리다'부터 피처링에 참여해 큰 인기를 모은 에픽하이의 '우산' 등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기도 하다. 이후에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며 자신만의 음악색을 구축해 온 윤하이기에 '사건의 지평선'을 향한 지금의 반응 역시 '이유 있는 역주행'으로 납득된다.

시기적 특수성 역시 맞아떨어졌다. '사건의 지평선'이 뒤늦게 리스너들의 조명을 받게된 결정적 이유는 그가 최근 각종 오프라인 페스티벌 무대에서 해당 곡의 무대를 선보인 뒤 입소문을 타면서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곡에 국한되는 일이 아닌, 무대를 통해 좋은 노래가 빛을 볼 수 있는 선례로 가요계에 큰 의미를 전한다.

윤하는 최근 SNS에 "어차피 하던 걸 계속할 뿐이라서 별 다를 것 없지만서도, TV에 초청돼서 노래하고 무엇보다 우리 홀릭스 어깨 펴지는 소리 들려오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이군요. 자 오늘도 세상을 구하러 갑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아이돌 음악이 음악 차트 전반을 점령하고 있는 지금, 목소리와 음악성만으로 역주행을 이끌어 낸 윤하의 행보는 더욱 특별하다. '사건의 지평선'이 K팝 시장의 다양성 확대를 위한 또 한 번의 발걸음이 되길 바라본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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