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처음이 아니에요. 아무래도 우리가 천재견을 데리고 있는 것 같아요.
에콰도르 과야킬(Guayaquil)에 거주하는 글래디스 시글라(Gladys Shigla) 씨는 자신의 반려견 덴버(Denver)가 세간의 화제가 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현지 매체 ‘익스프레소’(Expreso)에 따르면 덴버는 대중교통을 타고 목적지까지 정확히 이동했습니다. 덴버가 능숙하게 대중교통을 타는 모습은 정류소 인근 곳곳에 있는 CCTV를 통해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덴버는 지난해 반려동물 용품점을 운영하는 시글라 씨 가족에게 입양됐습니다. 시글라 씨에 따르면 덴버는 입양 초기부터 대담하고 모험심이 강한 성격이었다고 해요. 집안 곳곳을 탐색하고 다녔고, 세상에 두려울 게 없었죠.
그런 덴버의 모험심은 점점 집 밖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집을 비운 어느 날, 덴버는 홀로 집 밖으로 외출했습니다. 그러다 이웃 주민을 만나게 됐죠. 이웃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버스가 도착하자, 이웃은 버스에 올라탔고 덴버도 이웃을 따라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이웃은 어쩔 줄 몰라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버스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고, 결국 덴버를 데리고 함께 움직여야 했죠. 그러던 도중, 버스가 시글라 씨의 가게 근처 정류장에 멈춰 섰습니다. 이웃은 더 곤란한 상황을 막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시글라 씨의 가게로 덴버를 데려갔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종료됐더라면 아마 가벼운 해프닝으로 웃고 넘어갔을 겁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지금부터입니다. 단 한번 버스를 타고 반려인의 가게를 방문했을 뿐인 덴버는 어마어마한 기억력을 토대로, 혼자서 버스를 타고 시글라 씨의 가게를 오가기 시작한 겁니다.
덴버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처음 가게에 온 날, 정말 깜짝 놀랐어요. 동시에 덴버가 너무나 기특하기도 했죠.
물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렇게 보호자 없이 개 혼자 돌아다녀도 괜찮을까 싶은 거죠. 나쁜 마음을 먹은 누군가가 덴버를 납치하려 들 수도 있고, 덴버가 갑작스러운 상황을 마주해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익스프레소에 따르면 개가 버스를 타는 일이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과야킬에서는 사람들이 개들과 대중교통을 함께 이용하는 걸 그다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과야킬의 한 버스 운전사는 반려견과 함께 탑승해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데, 반려견과 버스를 탔다고 해서 불만을 제기한 승객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덴버가 버스를 탈 때면 버스 운전기사들은 아예 덴버가 반려인을 더 쉽게 찾아가라고 가게 앞에 버스를 세운 뒤 문을 열어준다고 하네요. 시글라 씨는 이런 지역사회의 배려에 대해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 덕에 덴버는 오늘도 안전하게 가게에 드나들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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