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급감... 재고는 17.4% 급증
수요 줄어 가격 하락·수출 감소
내다 팔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 두는 반도체가 늘고 있다. 올 3분기 반도체 생산은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반도체 생산지수(계절 조정)는 320.6(2015년=100)으로 2분기(360.4)보다 11.0%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23.6%) 이후 14년 만에 기록한 최대 감소폭이다. 2개 분기 연속 감소로, 2분기(-1.7%)보다 내리막이 더 가팔라졌다.
반도체 부문 부진의 여파는 제조업 전반에 미친다. 2분기(-1.7%), 3분기(-1.6%) 연속으로 생산이 감소했다.
재고가 쌓여 가니 생산 축소는 어쩔 수 없다. 3분기 기준 반도체 재고지수(계절 조정)는 237.1(2015년=100)로 전분기 대비 17.4% 급증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반도체 재고 증가는 4개월 연속이다. 6월(6.1%)부터 7월(12.4%), 8월(3.8%)을 거쳐 9월(0.6%)까지 매달 전월보다 재고가 늘었다.
반도체 산업 침체는 수요 감소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펴낸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반도체가 수요 둔화로 가격이 떨어지고 수출도 감소하는 등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대외 여건의 악화로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바람에 경기 회복세가 제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에 따르면 전년 대비 9월 반도체 수출(-5.7%)이 전월(-7.8%)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가며 전체 수출 증가율(2.8%)을 전월(6.6%)의 절반 밑으로 끌어내렸다.
문제는 4분기에도 대외 환경이 나아질 조짐이 안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10월 수출입 통계를 보면, 반도체 수출의 지난해 동월 대비 감소폭은 17.4%로 더 커졌다. 월별 수출액은 5.7% 감소해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출 제조업을 둘러싼 변수는 악재로 가득하다.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주요국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수출 회복세 약화와 반도체 재고 누적이 향후 경기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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