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강하늘 주연의 '커튼콜', 잔잔한 감동 선사
호평 속 시청률 1회 만 7% 돌파
최근 숏·미드폼 형식의 콘텐츠들의 수요가 부쩍 늘었다. 그 영향은 자연스럽게 드라마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짧게 소비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주로 인기를 끌었고 가벼운 로코나 스릴러 장르들이 성행하게 됐다. 이 가운데 '커튼콜'은 첫 회만에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일찍이 KBS2의 야심작으로 불린 이유가 있었다.
지난달 31일 KBS2 '커튼콜' 첫 회가 베일을 벗었다. '커튼콜'은 시한부 할머니 자금순(고두심)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한 전대미문의 특명을 받은 한 남자(강하늘)의 지상 최대 사기극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드라마 '달이 뜨는 강' '바람과 구름과 비'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을 연출한 윤상호 감독과 영화 '히트맨' '청년경찰' 등을 제작한 조성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방송은 흥남철수작전 속 살기 위해 배를 타는 자금순(하지원)이 남편 리종문(강하늘)과 아들의 모습이 담겼다. 아들을 업은 리종문은 자금순과 헤어지게 됐고 두 사람은 생이별을 맞이했다. 남한에 정착한 자금순은 국밥 가게, 낙원 여관을 운영, 이제는 체인점을 거느린 호텔 낙원의 주인이 됐다.
자금순(고두심)의 막내 손녀 박세연(하지원)은 호텔 낙원의 총지배인으로서 소임을 다했다. 하지만 큰 오빠 박세준(지승현)은 호텔을 매각하려는 계략을 짰고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자금순이 직접 나타나 이를 막으려고 했다. 박세준은 할머니와 여동생의 반대에도 호텔 매각 추진을 중단하지 않았고 호텔 낙원 존폐 위기가 닥쳤다.
자금순은 여전히 아들 영훈과 북에 두고 온 남편 종문을 그리워했고 호텔 낙원의 전 지배인인 정상철(성동일)은 자금순의 손자 리문성의 행적을 알아냈다. 여기에 무명배우 유재헌(강하늘)이 등장했다. 정상철은 유재헌에게 은밀한 제안을 건네면서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모였다.
'커튼콜'이 다루는 민족의 아픔
작품은 1회부터 민족의 아픔을 전면으로 다룬다. 흥남철수작전과 이산가족, 또 제4차 이산가족상봉 등 현대사를 조명하면서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역사를 어설프게 다루지 않으려는 연출, 제작진들의 고민이 여실히 느껴졌다. 앞서 윤상호 PD는 "흥남철수작전 속 처절한 이별은 시청자에게 가장 강하게 어필되어야 할 장면이다. 이 장면을 기반으로 굴곡진 시대를 관통해온 자금 순의 모습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고 밝히면서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몰입도를 더하는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고두심 성동일이 극의 중심을 잡고 하지원과 강하늘이 이를 채웠다. 특히 1인 2역까지 소화한 하지원과 혼란의 시대를 살아낸 고두심의 호연이 보는 이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커튼콜'이 가진 매력은 현대극의 강점과 함께 이 시대의 필요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과거의 슬픔을 안고 사는 세대와 그 세대를 위로하는 젊은 세대의 화합이 교훈 이상의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역사와 아픔을 다뤘지만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감이다. 최근의 평일극들이 지나치게 묵직한 소재를 다뤘을 때 시청자들의 유입이 다소 떨어졌다는 특성이 짙기 때문이다. 여기에 '커튼콜'은 이야기 중심이 아닌 인물 서사에 역사적 소재를 배치했고 현대 시점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펼치면서 밸런스를 맞췄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잔잔하게 흐르는 서사는 시너지를 냈고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분은 전국 기준 7.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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