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 등 모든 산업활동이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만이며, 올 들어서 3번째 기록이다.
특히 9월에는 추석이 있었음에도 소비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는 점이 걱정이다. 올 2분기 이후 거리 두기 완화 조치로 대면서비스 위주로 회복세가 이어졌지만, 고물가 고금리에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생산은 형편이 더 어렵다. 물론 태풍 힌남노 피해 등으로 인한 광공업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추석 대목에도 도소매 생산이 2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7개월 만에 최대 감소다. 이처럼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설비투자 역시 전월보다 2.4% 줄었다.
더 큰 문제는 경기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99.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감소하며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여기에 이태원 참사로 예정된 국내 최대 쇼핑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식을 비롯해 각종 지역축제가 취소되면서 내수 부진이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제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여건도 악재가 쌓여 있다.
이미 모든 경제 지표는 내년까지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임을 가리키고 있다. 10월부터 시작되는 올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고, 금융시장 위기는 문턱을 넘어섰다. 침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내년 취업자 증가율이 올해 대비 2.2%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부진에도 정부의 위기감은 감지되지 않는다. 통계청은 “6개월 정도 일관된 흐름을 보여야 경기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교과서 같은 말을 되뇌며 “경기가 하향 국면에 돌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둔감함이 국민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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