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헌재 위헌 결정에 뒤늦게 인터넷 기사 심의
표시광고법 위반… '가습기메이트' 위해 가능성 인지
공소시효 고려 우선 기소… SK케미칼 등 계속 수사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지난해 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살균제 제조사 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 대한 유죄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애경산업이 독성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를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하다"며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유식)는 애경산업과 안용찬(63) 전 대표이사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애경산업은 가습기살균제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2002년 10월 솔잎향 가습기메이트 출시 무렵 '영국에서 저독성을 인정받았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거짓·과장 광고성 기사를 인터넷에 보도하도록 했다. 2005년 10월 라벤더향 가습기메이트를 출시할 때도 '인체에 안전하다'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해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2016년 7월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의 부당광고를 신고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인터넷 기사는 광고가 아니라며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환경부가 이후 가습기살균제의 인체 위해성을 인정하면서 공정위는 2018년 재조사를 통해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올해 4월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상품 유통이 계속되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헌법재판소도 지난달 29일 공정위가 인터넷 기사를 심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뒤늦게 지난 24일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 기업들이 허위광고를 했다며 애경산업, SK케미칼, SK디스커버리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 넘긴 애경산업 외에 SK케미칼, SK디스커버리는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대량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시민재해 사건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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