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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김용에 건넨 돈, 이재명 대표 경선 자금으로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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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김용에 건넨 돈, 이재명 대표 경선 자금으로 알아”

입력
2022.10.28 20:00
수정
2022.10.29 01: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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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담았던 상자·봉투 검찰 제출
"김용, 돈 안 받은 것 입증해야"
남욱, 법정서 '이재명 측 지분' 언급
천화동인 1호 소유주 관련 작심 질문도
유동규 "죄 있으면 밝혀질 것"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해 4~8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건넸다는 돈의 성격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으로 알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으로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남욱 변호사는 법정에서 사업자 지분 중 이 대표 측 지분도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대선에선 자금이 나오니까 돈이 필요 없지만, 경선 때는 돈이 안 나온다"며 김 부원장에게 경선 자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 측 이모씨가 작성했다는 돈 전달 기록 메모에 대해서도 “모두 사실”이라며 “제가 (김 부원장에게 돈을)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다만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넨 증거나 물증을 검찰에 제출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제 것은 제가 소명할 것이다. 그거(증거에 대한 소명)는 김 부원장님이 소명하든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 부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받지 않았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네기 위해 사용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상자와 봉투를 검찰에 제출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어떤 봉투에 1,000만 원이 들어간다고 하면 사이즈와 모든 것이 다 검증돼야 하지 않겠냐”며 “만약 (전달했다고 한) 1억 원이 (봉투나 상자에) 안 들어가면 잘못된 진술이니 (검찰이) 그런 걸 다 검증하는 게 아닐까 한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러면서 “그분(김 부원장)도 자기가 돈을 받지 않았다는 걸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대표를 향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그분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가야겠다는 것”이라며 “제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제가 안고 가겠다는 생각을 더는 안 한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김 부원장에게 건넨 돈의 출처로 지목한 남욱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 이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남 변호사는 직접 증인신문에 나서 정영학 회계사에게 “2015년 2월 내지 4월경 김만배가 ‘남욱에게 (주식) 25%만 받고 빠져라, 본인도 12.5%밖에 지분이 안 되고 나머지 지분은 이 시장 측 지분이다’라고 말해 반발하다 수용한 것이 기억나느냐”고 물었다.

대장동 개발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지분은 우선주 93%와 민간사업자의 몫인 보통주 7%로 구성됐다. 보통주는 화천대유가 1%, 천화동인 1~7호가 6%를 차지했다. 이중 김씨 지분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3호로, 보통주 전체의 약 50%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 측의 주장대로라면 보통주 중 김씨 소유는 12.5%이고, 나머지 37.5%가 이 대표 측 지분이 된다. 정 회계사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자택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죄를 지었으면 흔적이 남는다. 다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이어 “(정 회계사가) 직접 작성한 지분 표에 천화동인 2∼7호와 화천대유는 소유자와 지분 비율이 적혔는데, 천화동인 1호는 아무 기재가 없지 않았냐”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도 물었다. 하지만 정 회계사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해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을 때 '실소유주' 논란을 낳은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로 민간사업자 중 가장 많은 1,208억 원을 배당 받았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최근 검찰에 휴대폰 클라우드(인터넷 저장장치) 비밀번호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오해를 받으니 관련된 증거는 모두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클라우드를 한 번도 열어본 적은 없어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검찰이 최근 확보한 자신의 텔레그램 메신저와 관련해선 "정책 관련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해 ‘정무방’을 만들어 운영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방이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존재했으며, 이 대표의 이미지에서부터 연설문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이재명 대표가 포함된 방도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엔 “없었다”고 답했다.

문재연 기자
이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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