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반정부 시위 속 안보 위협에 보복 맹세”
라이시 대통령 “반정부 시위 혼란이 테러 배경”
이란의 시아파 이슬람 사원에서 무장괴한의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1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부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에 분노한 이란 내 반정부 시위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란 남서부 시라즈의 사에체라그 사원에서 오후 5시45분쯤 무장괴한 3명이 침입해 신도들을 향해 발포하면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
테러범들은 이란 국적이 아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테러범 3명 가운데 2명은 체포됐고 나머지 한 명은 수배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 국영 IRNA는 테러범들은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과 같은 강경 무장 수니파 극단주의를 지칭하는 '탁피리-와하비'(Takfiri-Wahhabi)라고 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보복을 다짐하면서 반정부 시위대와 이번 테러 사건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27일 국영 TV에 낭독된 성명을 통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 속에서 긴장을 고조하는 IS의 공격적인 시아파 순례자 학살 이후 이란의 안보를 위협하는 자들에게 보복할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하메네이는 이어 “가해자들은 당연히 처벌받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반역자와 외부 반체제 세력을 상대할 의무가 있다. 이란 국민들은 생명, 안보, 신성함을 지키기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란 대통령도 이번 사건에 반정부 시위대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IRNA 통신에 따르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27일 내각 회의에서 "반정부 시위로 인해 생긴 혼란이 이번 테러가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시 대통령은 "적들은 음모를 꾸미고 폭동을 조장함으로써 이란이 발전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안보와 평화는 모든 분야에서의 국가 발전의 중요한 기틀"이라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