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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 당 학급만 20개... 뿔난 중학교 학부모들, 교육장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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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 당 학급만 20개... 뿔난 중학교 학부모들, 교육장 고발

입력
2022.10.27 22:00
수정
2022.10.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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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포항제철중, 학생 과밀 전국서 가장 심각
교육청, 제철중 진학 공립 효자초 추첨 배정에
효자초 학부모 반발...결국 100% 수용 결정
이번엔 제철중 같은 재단 사립초 부모들 반발
"교육청이 과밀 방치" 교육장 등 검찰에 고발

김대철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대구지검 포항지청 민원실에서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4명이 지곡주택단지에 있는 포항제철중학교 신입생 배정과 관련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죄를 저질렀다"며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포항=김정혜 기자

김대철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대구지검 포항지청 민원실에서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4명이 지곡주택단지에 있는 포항제철중학교 신입생 배정과 관련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죄를 저질렀다"며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포항=김정혜 기자

“지금도 한 반에 27명, 한 학년에 20개 반이나 됩니다.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과밀학교인데 학생을 더 받는다고요.”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주민들로 구성된 ‘지곡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7일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4명이 지곡동 포항 제철중 신입생 배정과 관련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죄를 저질렀으니 엄벌에 처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포항교육청이 '공립인 포항 효자초의 졸업생을 추첨으로 제철중에 배정하겠다'고 행정예고했으나, 졸업생 전원을 입학시키게 하면서 제철중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포항교육청은 지난 9월 8일 ‘공립 효자초 졸업생은 추첨을 통해 사립 제철중에 배정하겠다’는 경북도교육감 고시에 따라 행정예고까지 했다. 하지만 제철중 등에 보낸 '2023학년도 신입생 배정계획 안내' 공문에는 추첨이 아닌 "효자초 졸업생 전원을 제철중에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교육재단이 운영하는 제철중은 현재 1학년 511명, 2학년 523명, 3학년 516명에 학년당 20개 반씩 총 60학급이다. 학급당 인원이 24~2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과밀한 중학교로 꼽힌다. 더구나 내년도 신입생은 현재 1학년보다 81명 더 많은 592명에 늘어난다.

경북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 15일 교육청 홈페이지 등에 올린 도내 중학교 학교군 및 중학구 배정 고시문. 오른쪽 별지에 ‘효자초는 추첨에 의해 제철중에 배정한다’고 돼 있다. 경북도교육청 홈페이지

경북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 15일 교육청 홈페이지 등에 올린 도내 중학교 학교군 및 중학구 배정 고시문. 오른쪽 별지에 ‘효자초는 추첨에 의해 제철중에 배정한다’고 돼 있다. 경북도교육청 홈페이지

김대철 비대위 부위원장은 “지금도 학생들이 점심 급식을 겨우 먹고, 여학생들은 화장실이 부족해 제때 다녀오지 못할 정도로 학생수가 많다”며 “포항교육청 교육장과 직원들이 경북교육청이 공표한 고시를 어기고 전부 배정이라는 공문을 보냈으니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효자초 졸업생은 과거 제철중과 인근 공립 중학교 두 곳으로 나눠 배정됐으나, 2011년부터 전원 제철중에 진학했다. 효자초 학부모들이 근처 공립 중학교보다 교육여건이 좋은 제철중을 선호했고, 학생 수가 많지 않아 포스코교육재단도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제철중은 주변에 포항공대와 포항 제철고, 포항 제철공고 등 학교나 연구기관이 많고, 주택가로 둘러싸여 포항 지역에서 교육 여건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효자초 일대 대규모 아파트 건설로 학생 수가 급증하면서 제철중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몰려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에 포항교육청도 추첨 배정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효자초 학부모들이 반발하자 한발 물러났다. 결국 학급당 인원을 28~30명으로 늘려 효자초 학생을 100% 배정하기로 한 것이다.

포항교육청 관계자는 “고시를 어긴 게 아니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 2년만 효자초 졸업생들을 전원 받기로 한 것”이라며 “신입생 배정계획 공문에도 현재 4학년이 중학교에 진학하는 2025학년부터는 추첨을 통해 배정하겠다고 명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청도 깊이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며 "제철중의 화장실과 특수교실을 늘리는 등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데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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