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1,000억대 과세처분 이미 취소
"국내 거주자 아니라 납부 의무 없어"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
인도네시아 한인기업인 '코린도그룹' 승은호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는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승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과 관련한 행정소송에서 피고인에 대한 과세처분이 취소된 이상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론 증여세 등을 부정한 방법으로 포탈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승 회장의 기소 근거가 된 세무당국의 과세처분이 대법원 확정 판결로 취소된 만큼, 조세를 포탈했다는 혐의도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다. 승 회장은 조세회피처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600억 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왔다.
앞서 세무당국은 승 회장이 '한국 거주자'에 해당한다며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1,000억 원대 세금을 부과했다. 승 회장은 이에 자신이 소득세법상 '비거주자'에 해당한다며 불복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지난 2월 승 회장을 인도네시아 거주자로 봐야 한다며 소득세 납부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승 회장이 운영하는 코린도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팜유, 목재 생산부터 금융, 중공업, 화학, 부동산, 해운물류업 등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표적 한인기업이다. 코린도(Korindo)라는 사명은 한국(korea)과 인도네시아(Indonesia)를 합한 말이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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