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악화 원인으로 '한국 언론' 꼽아
중국의 사드 보복, 역사 왜곡은 언급 안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6일 대만 무력통일 시도와 관련해 “제주도가 (한국에서) 독립하겠다고 하면 인정해주고 하와이도 (미국에서) 독립한다면 인정하는 거냐”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내전에서 불거진 양안 관계 갈등을 한미의 멀쩡한 영토에 엉뚱하게 빗댄 것이다. 한중관계 악화 원인으로 ‘한국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를 거론하기도 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경제 보복 등으로 불거진 양국관계 악화 책임을 주재국 언론에 돌려 논란이 예상된다.
싱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20차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이 대만의 무력통일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냐’는 질문에 “유엔에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있고 미국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확고하며 대만 독립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조그만 나라들은 대만과 수교하고 있지만 격 있고 힘 있는 나라들은 중국과 수교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앞서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자신의 3연임을 확정한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연설에서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사용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중관계 악화는 한국 언론 때문”
한중관계 악화와 관련해선 한국 언론과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싱 대사는 “양국관계가 새로운 고비를 맞았다”며 “솔직히 말하면 한국 일부 언론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보도를 한 점이 양국 국민 감정의 불화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미세먼지 관련 보도를 꼽았다. “중국에는 ‘환경 거버넌스’와 같이 긍정적 뉴스가 많은데도 한국에선 절대로 보도하지 않고 중국발 스모그 같은 기사만 볼 수 있다”며 “사실에 어긋나는 보도는 언론인의 원칙, 윤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양국 여론과 우호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2017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과 잇따른 역사 왜곡 시도가 국내 반중 감정을 촉발시킨 현실을 부정하는 진단이다. 그는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의 한중 수교 30주년 특별전에서 대한민국을 소개한 연표에 고구려, 발해를 삭제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한국은 중국의 중요한 이웃이며 가깝게 지내야 한다"고만 언급하며 즉답을 피했다.
“중한 관계 외부적 도전은 미국”
싱 대사는 또 “중한 관계의 가장 큰 외부적 도전은 미국”이라며 “미국은 자신들이 영원히 세계의 우두머리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들이 하는 일은 모두 정의롭고 보편적 가치에 부합한다고 여기며 그들과 다른 것은 잘못된 것이라 한다”면서 “중국은 다른 국가에 중미 사이에 어느 한편에 설 것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 중국식으로 노력할 것”
싱 대사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 “북핵 문제를 묵인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과거와 달리 북한의 핵보유를 묵인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반도는 중국과 연결돼 있어, 한반도에서 사고가 나면, (북한이) 핵을 가지면, 중국에 좋을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6자회담을 주선한 것도 중국이었다”며 “우리는 우리대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국식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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