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급감에 직격탄
매출액도 뚝… 수년 째 적자만

제주시티투어버스가 제주시 어영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도두봉 인근 정류장에 멈춘 후 승객들을 내려주고 있다. 김영헌 기자.
제주도가 도심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제주시티투어버스가 굴욕을 맛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고객인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적자 운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제주도는 연간 수억 원의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26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제주시티투어버스 탑승객은 2018년 7만7,790명, 2019년 8만2,977명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2만7,513명, 2021년 3만9,982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어 올해 들어 9월 말 현재까지 3만1,427명을 기록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티투어버스 2대(1대당 정원 56명)가 하루 아홉 차례 운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버스 1회 운행시 탑승객은 올해(1일 평균 탑승객 123명) 기준으로 13.6명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시티투어버스 연간 매출액도 뚝 떨어졌다. 실제 2018년과 2019년 각각 2억427만 원과 2억1,230만 원을 찍었던 매출액은 2020년 6,856만 원, 2021년 9,463만 원으로 급감했다. 탑승객이 소폭 상승한 올해도 9월 말 현재까지 7,512만원에 그쳤다. 반면 제주도는 시티투어버스 운행을 위해 인건비와 운행비 등의 명목으로 연간 6억~7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투입한 예산만 무려 32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시티투어버스의 적자 운행은 주요 이용객인 외국인 관광객 감소 때문으로 제주도관광협회는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2만 명에 이르다가, 2020년 21만 명, 지난해 4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2017년 11월부터 운행한 제주시티투어버스는 반개방형 2층 버스로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제주시권 주요 관광지를 운행한다. 1회 요금은 3,000원(성인 기준), 1일 요금은 1만2,000원이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올해 4분기 이후 제주 직항 전세기 항공 노선이 다양해지고, 크루즈관광도 재개되면 시티투어 주요 탑승객인 크루즈와 전세기 이용 고객의 유입으로 시티투어버스 탑승객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 시티버스 운행 범위를 현재 제주시권에서 서귀포시권으로 확장해 내국인 탑승객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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