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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 국보 지정…신라시대 기술 뛰어난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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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 국보 지정…신라시대 기술 뛰어난 수작

입력
2022.10.26 18: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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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 2건을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연합뉴스

문화재청이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 2건을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연합뉴스


한국에서 목조불상 가운데 제작 연대가 가장 오래된 경남 합천군 해인사의 비로자나불좌상 2건이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됐다. 9세기 신라시대 후반의 유물로 완성도와 조각기법이 석굴암 불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뛰어난 수작들이다.

문화재청은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보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두 불상은 고려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여겨지다 지난 2005년 법보전 불상의 복장에서 883년에 조성됐다는 명문이 나오면서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으로 추정돼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2년 보물로 지정됐는데 각각 해인사의 법보전과 대적광전에 모셔져 있다가 현재는 대비로전에 함께 안치돼 있다.

두 불상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목조불상 중 가장 오래돼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비로자나 부처의 수인인 지권인을 하고 한쪽 어깨를 드러낸 옷차림, 둥근 얼굴과 당당한 신체 표현, 신체를 자연스럽게 감싼 옷 주름 등을 살펴볼 때 불상 자체의 완성도 역시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불상들과 함께 국보로 지정된 복장유물들도 불교사적,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 복장유물은 불상을 만들 때 밑단을 통해서 가슴 안쪽에 넣는 유물을 말한다. 해인사는 1489년에서 1490년까지 조선왕실의 후원을 받았고 중창된 절이기에 복장유물에는 고려에서 조선 초기까지 납입된 서책이나 고문서 등의 물품이 포함돼 있다. 특히 1490년 수리 당시 납입한 복장유물은 조선 초기 왕실의 발원 복장 유물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의 복장유물인 후령통. 연합뉴스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의 복장유물인 후령통. 연합뉴스

다만 두 불상이 국보로 지정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학계에선 명문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신라시대 복장 유물이 나오지 않았고, 불상의 양식이 후대 유물로 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두 불상은 2012년 보물로 지정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월 경남도와 해인사가 의견을 모아서 국보 지정 신청을 하면서 불상들이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문화재위원회가 지난 3월 복장과 명문에서 시료를 채취해 미국 베타연구소에서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 측정을 한 결과, 법보전 불상 몸체의 목재 연대는 772~978년, 대적광전 불상의 목재 연대는 706~944년으로 추정됐다(유의확률 95.4%). 여러 논란 끝에 결국 통일신라시대 불상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시료 채취 조사에 참여했던 임영애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문화재위원)은 "이번에 불상의 곳곳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하게 검사한 결과, 현존하는 유일한 신라시대 목조불상으로 확인됐다"며 "여러 전쟁으로 목조불상들이 소실된 탓에 신라시대에는 목조불상이 제작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시기도 있어서 저도 결과를 믿기가 어렵다고 생각할 정도로 놀랐다"고 돌아봤다.

문화재청은 두 불상에 대해 "조성 당시부터 현재까지 해인사의 중요한 예배 대상으로 이어져 왔다”면서 “802년 해인사 창건의 역사로부터 오래되지 않은 9세기 유물이라는 점, 당시 해인사의 화엄사상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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