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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습지, 국제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성지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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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습지, 국제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성지로 부상

입력
2022.10.25 16:15
수정
2022.10.25 17:5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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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순천만에서 올해 첫 관찰된 흑두루미 무리들. 순천시 제공

지난 19일 순천만에서 올해 첫 관찰된 흑두루미 무리들. 순천시 제공

25일 오전 전남 순천만 습지 일대가 월동을 위해 찾아온 철새 무리가 군무를 선보이며 하늘을 가득 메워 멋진 풍경을 연출했다. 장거리 이동을 마친 흑두루미는 갯벌에서 휴식을 취하며 깃털을 다듬고 먹이활동에 분주했다. 겨울철 월동지로 알려진 순천만 습지가 해마다 찾아오는 멸종위기 흑두루미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는 전 세계에서 1만7,000∼1만8,000마리가 생존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40%인 8,000여 마리가 순천만을 월동지와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두루미는 1999년 80마리가 순천만 습지에서 월동하는 모습이 확인된 뒤 지난겨울엔 3,470마리가 5개월간 월동지로 삼았다. 순천만에선 큰고니와 황새, 저어새, 독수리 등 국제적인 보호종도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순천시와 순천만 습지 인근 주민들은 차량 불빛 차단용 울타리를 설치하고 추수를 서두르는 등 본격적인 철새 지킴이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시는 2008년 벼 세워두기를 13㏊에 걸쳐 시범실시하고 인근 전봇대 282개도 없앴다.

농가에선 철새들을 위해 벼 수확 후 볏짚을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존치시키거나 10~15㎝가량 잘게 잘라 논바닥에 뿌려놓는 식으로 먹이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볏집 아래 서식하는 곤충 등은 철새 먹이가 된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흑두루미는 행운, 장수, 가족애를 상징한다"면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흑두루미가 순천 방문객들에게 행운과 행복을 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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