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시즌 슈퍼레이스 피날레
최종 라운드 이틀간 2만7,031명 찾아
내년 개막은 4월 용인 스피드웨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국내 최고 모터스포츠 슈퍼레이스 2022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한국의 슈마허’ 김종겸(한국아트라스BX)은 극적인 레이스의 여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은 듯 눈가가 촉촉했다. 접촉 사고로 다잡은 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칠 뻔 했다가 가까스로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김종겸은 23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2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삼성화재 6000 클래스 최종 8라운드에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시즌 누적 포인트는 106점으로, 가장 먼저 레이스를 마친 라이벌 김재현(볼가스모터스포츠)을 1점 차로 제치고 역대 최다인 통산 4번째 챔피언에 올랐다.
최종 레이스 전까지만 해도 김종겸은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4위 이내만 들면 무난하게 시즌 챔피언을 차지할 수 있지만 레이스 첫 바퀴부터 경쟁 차량과 부딪치는 대형 변수를 맞닥뜨렸다. 졸지에 최후미로 처진 김종겸은 20바퀴 안에 16대를 추월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레이스를 펼쳐야 했지만 ‘분노의 질주’로 한 대, 한 대를 따라잡는 저돌적인 추격전을 선보였다.
거짓말 같은 ‘추월쇼’로 기적을 쓴 그는 챔피언 등극 후 한국일보와 만나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부딪쳤는지, 누가 나를 부딪쳤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최대한 실수 없이 빠르게 가자는 마음뿐이었다”며 “경쟁자들과 가까워지는 게 느껴지는데, 바퀴 수가 얼마 안 남아 조급함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레이스를 마친 뒤 차 안에서 한동안 내리지 않고 눈물을 쏟은 그는 “외할머니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응원해주고 아껴주셨기 때문에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나를 챔피언으로 만들어준 팀과 그리고 끊임 없이 응원해준 팬 등도 생각나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우승으로 김종겸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조항우(3회)를 넘어 최다 우승자가 됐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맨 뒤로 처졌다”면서 아찔했던 상황을 돌아본 뒤 “지난 몇 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이제 김종겸은 2년 전 실패했던 3연패에 도전한다. 2018년과 2019년 연속 시즌 챔피언에 올랐지만 2020년 정의철(볼가스모터스포츠)에게 막혔다. 그는 “우리 팀과 함께라면 3연패도 가능하다”며 “이번에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지 않았나”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 시즌을 잘 마무리 해 후련하다는 김종겸은 “챔피언 횟수에 상관 없이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이번 주는 푹 쉬고 먹고 싶은 음식 충분히 먹을 거다. 그리고 내년에도 챔피언을 지킨다는 생각보다 도전한다는 자세로 다시 최고의 자리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22일부터 이틀에 걸쳐 치러진 슈퍼레이스 마지막 7, 8라운드에는 2만7,031명의 관중이 찾아 높아지는 레이싱 인기를 실감케 했다. 내년 시즌은 4월 22~23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1, 2라운드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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