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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고꾸라지자... 건설업계 주가·실적도 '혹독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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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고꾸라지자... 건설업계 주가·실적도 '혹독한 겨울'

입력
2022.10.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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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실적 줄줄이 하향 전망
주가는 52주 최저가 근접
"정부 유동성 대책 당장 기대 안 해"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주택시장 침체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건설사들이 혹독한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실적 전망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고 주가 역시 끝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실적 전망 잇따라 낮추고 주가도 추락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주요 상장 건설사들이 내달 차례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는 최근 실적 추정치를 크게 낮춰 잡고 있다.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1,991억 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2,204억 원)보다 9.7% 줄어든 수치다. 6개월 전(컨센서스 2,284억 원)만 해도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걸로 예상됐지만, 최근 들어 전망치가 가파르게 쪼그라들었다.

DL이앤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 상반기 실적 쇼크를 일으킨 대우건설은 3분기에 지난해보다 31% 늘어난 1,47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적 전망치는 6개월 전(1,928억 원)보다 23% 급감했다. GS건설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1,900억 원 수준)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베스트증권 1,734억 원 추정)이 나온다.

실적 전망이 암울하다 보니 주가 역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올 들어 주요 건설사 중 DL이앤씨 주가(11만9,000원→3만6,450원·24일 종가기준)는 69% 빠져 하락률이 가장 컸다. 이어 GS건설(-43%), 대우건설(-28%), 현대건설(-21%) 순이었다. 이들 모두 52주 최저가에 근접해 있다. 증권가도 이들 목표주가를 앞다퉈 내리고 있다. 건설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치가 상당히 낮아진 것이다.

대형사도 분양 실적 달성 빨간불

이는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최근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형사 역시 올해 분양 목표를 달성하기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현대건설의 3분기까지 누적 분양물량은 2만1,000가구(목표 3만400가구)에 그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1만 가구를 털어야 하는데, 최근 미분양이 급증하는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 대우건설(달성률 46%), DL이앤씨(47%), GS건설(61%) 등 다른 대형사도 마찬가지다.

설상가상 원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는 거듭 뛰는데, 청약시장은 부진한 탓에 내년이 더 험난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기존처럼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23일 50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지금처럼 주택 사업성이 떨어지는 시기엔 PF를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능에 가깝다"며 "당장 자금줄이 뚫린 거라는 기대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PF 차환 발행에 실패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사업장의 경우 이번 정부 대책에 기대지 않고 앞서 예고했던 대로 보증을 선 건설사들이 만기를 맞은 대출금 7,000억 원을 막기로 했다.

대형사보다 중견 건설사가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 대응력이 낮은 중견 건설사가 우선적으로 신용도 하향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PF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 자체 사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라 지금 같은 침체기엔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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