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치는 K반도체
시총 순위 2018년부터 내리막
수익상 R&D 투자 비율도 감소
전경련 "세금 공제 등 지원 필요"
한국 반도체 산업이 뒷걸음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동맹인 '칩4(한국, 미국, 대만, 일본)에 포함돼 있지만, 글로벌 시가 총액 100대 반도체 기업에 한국 기업은 단 3개뿐이고, 수익성, 연구 개발 투자 등이 줄어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4일 공개한 '글로벌 시총 100대 반도체 기업 경영지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캐피털 IQ에 기반한 시가 총액 상위 100대 반도체 기업에 한국은 3곳(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스퀘어)만 포함됐다. 중국(42곳), 미국(28곳), 대만(10곳), 일본(7곳)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다.
전경련은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19.9%(지난해 기준)를 차지하는 대표 산업이지만, 경영 지표까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했다.
실제 국내 반도체 기업은 2018년 이후 시총 순위에서 하락세를 탔다. 2018년 당시 시총 순위 1위였던 삼성전자는 대만 TSMC, 미국 엔비디아에 뒤처지며 현재 3위로 떨어졌고, 10위였던 SK하이닉스도 14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 분할한 SK스퀘어는 80위에서 100위로 밀렸다.
매출액 순이익률(지난해 기준)도 2018년(16.3%)에 비해 1.9%포인트 감소한 14.4%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3.9%포인트)과 일본(2.0%포인트), 대만(1.1%포인트) 등 경쟁국은 상승세를 보였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 역시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8.3%로, 미국(16.5%), 일본(10.8%), 대만(9.7%) 등보다 낮았다. 다만 기업의 영업 현금 흐름 대비 설비투자율(63.1%)은 칩4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이 많은 국가에선 R&D 투자 비율이 높았고, 한국 기업처럼 만드는 것을 중시하면 낮은 경향을 보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경쟁국에 비해 큰 세금 부담도 경쟁에서 뒤진 요인 중 하나"라며 "반도체 산업 우위를 유지하려면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을 미국처럼 25%로 높이는 등 정책을 공세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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