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업주에 징역 6년 법정구속
뒤집어쓴 종업원엔 집유형 선고
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식자재 관리가 엉망이라며 홧김에 주방에 불을 내 종업원에게 화상을 입히고도 직원의 실수로 불이 난 것처럼 진술하게 한 식당 업주가 5년 만에 실형을 선고 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부장 신교식)는 현존건조물방화치상,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식당 업주 A(3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A씨 지시에 따라 실수로 낸 불이라고 수사기관에 허위 진술한 혐의(범인도피)로 재판에 넘겨진 배달원 B(40)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이 사건은 5년 전인 2017년 8월 5일 오전 10시35분쯤 발생했다. 당시 강원 원주시의 중식당 주방에서 A씨는 주방보조 C씨에게 '관리 제대로 못 하냐'고 화를 내며 식당 밖에 있던 휘발유를 뿌려 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불로 식당 바닥과 벽 등 내부가 탔고, B씨와 C씨에게 옮겨 붙여 각각 화상과 상해 등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불을 자신이 홧김에 낸 것임에도 배달원 B씨에게 '실수로 낸 것'이라고 수사기관에 거짓 진술하게 한 혐의가 더해졌다. B씨 역시 '자신의 실수로 주방 바닥에 휘발유를 흘려 불이 났다'는 취지로 경찰과 검찰에 허위 진술해 죄를 지은 A씨를 숨겨준 혐의로 함께 법정에 섰다.
하지만 B씨는 수사단계에서 "A씨가 주방에 휘발유를 뿌린 행위로 인해 불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주방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내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화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항상 불을 사용하는 중식당 주방에서 종업원에게 겁을 주기 위해 불을 질렀다는 것은 목적과 동기가 매우 불량하며, 범행 방법 또한 자칫하면 피해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실수로 불을 낸 것처럼 수사기관에 허위로 진술할 것을 교사, 수년간 이 사건의 진실이 은폐되는 등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에 상당한 지장을 주었고, 범인도피 교사의 범행 내용 또한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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