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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 비판한다던 경기도 '레드팀' 첫 안건은 '1회용품 줄이기'...내부에서조차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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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 비판한다던 경기도 '레드팀' 첫 안건은 '1회용품 줄이기'...내부에서조차 '빈축'

입력
2022.10.23 08:00
수정
2022.10.23 08:3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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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면 뭣하러 만들었나”…
”작은 것부터 시작해 차차 역할 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경기도가 도정 비판과 혁신을 꾀한다며 야심 차게 출범시킨 ‘레드팀’의 1∙2호 안건에 대해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비판 없이 관례를 답습하는 행정을 버리기 위해 도청 내부에 쓴소리를 전담할 레드팀을 만들겠다”면서 내부 공모를 거쳐 10명의 레드팀원을 선발했다.

중세시대 성인으로 추대될 후보자를 검증하는 조직에서 유래된 레드팀은 현대에 와서는 조직이나 사업의 맹점을 파악해 취약점을 알아냄으로써 이를 보강, 발전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내부 비판에 주안점을 두고 활동하는 조직이다.

경기도는 레드팀장으로 도정자문위원회의 이영주(전 서울대 인권상담소장) 부위원장을 선임했다.

이들은 9월말 운영방안 논의를 위한 첫 회의를 시작으로 향후 3개월 간 격주로 만나 주요 정책사업을 협의하고 발굴한다.

하지만 레드팀이 10월 두번째 회의에서 1∙2호 안건으로 ‘청사 내 1회 용품 제한’과 ‘경기도 구청사 활용방안’을 선정하자 도청 안팎에서 함량 미달이라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공무원 A씨는 “레드팀을 만들 때 내부 비판을 통해 공무원 행정을 혁신하겠다면서 떠들썩하게 홍보해 놓고 결국 도정자문회의에서조차 거론하지 않을 안건을 제시했다”면서 “첫 안건만이라도 참신했어야 하는데 전국 지자체가 다 하는 ‘청사 내 1회 용품 제한’을 선정했다”고 비판했다.

서기관 B씨는 “1회 용품 제한과 구청사 활용방안은 레드팀이 없어도 담당 과에서 충분히 할 수 있고, 하고 있는 일이다”며 “팀원들이 별도로 시간을 내서 노력하는 건 인정하지만 안건 선정에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공무원 C씨는 “자영업자 경영난, 저소득층 복지, 육아, 취업난, 대중교통 등 경기도 홈페이지에 제기되는 민원과 김동연 지사 공약집만 비교했어도 훨씬 나은 안건을 제시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일부에서는 “1∙2호 안건을 보면 공무원만으로만 구성된 조직의 한계가 느껴진다”며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향후 안건에 대해 외부의 질타가 이어질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영주 레드팀장은 “청사 내 1회용품 제한은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어서 제안한 것이고, 구청사 활용방안은 도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도민의 시각에서 제안한 것”이라면서 “레드팀은 작은 것부터 문제 제기를 한다는 자세로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는 만큼 차차 안정적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팀은 일과 후 주제토론과 즉석안건을 병행해 2시간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3차 주제는 경기도가 시행할 버스∙택시∙개인 모빌리티 통합 호출∙결재시스템인 ‘모빌리티 특급연합’을 주제로 비판적인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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