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밤 11시 30분부터 2시간 집중 개입
엔화 가치 7엔 끌어올려... 전보다 강도 강해
미일 금리 차 여전... 효과는 단기적, 제한적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 당 150엔을 넘으며 급락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21일 한밤중 대규모 개입을 단행해 엔화 가치를 7엔 끌어 올렸다. 올 들어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은 24년 만의 첫 개입이 이루어진 지난달 22일 이후 두 번째다.
22일 NHK에 따르면 전날 도쿄시장에서 달러당 150엔대 중반 정도였던 엔·달러 환율은 유럽 시장에서 엔 매도세가 더 강해지면서 151.90엔까지 하락했다. 그런데 한국 시간 오후 11시 반쯤, 갑자기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더니 약 2시간 만에 달러 당 144엔대 중반까지 7엔이나 급등했다.
재무성의 간다 마사토 재무관은 기자단에 “개입 유무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매입, 달러 매도 개입에 착수했다고 관계자가 이날 새벽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환율 움직임의 속도와 크기를 볼 때 지난번 개입보다 이번에 (당국이) 더 적극적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22일 당국이 145엔대에 개입하자 환율이 일시적으로 140엔까지 떨어졌으나 하루 만에 금세 144엔까지 돌아갔다. 이번에는 151엔대였던 환율이 144엔까지 하락했다가 개입이 끝난 후 147엔까지 되돌아갔다.
이 시점에 개입이 이루어진 것은 다음주 27~28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회의와 11월 1, 2일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일 금리 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이자 예방주사를 놓듯 속도 조절을 꾀한 것이다. 그러나 양국 중앙은행의 금융 정책 차이가 여전한 만큼 효과는 한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뉴욕 금융시장의 조사회사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칼 와인버그는 이날 NHK에 “추가 개입은 하지 않을 줄 알았다”며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엔화 약세의 원인은 △미일 금리 차 △무역수지 적자 △일본 경제 침체 등 3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시장 개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므로 개입 효과는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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