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극우 여성 정치인 조르자 멜로니(45) 총리가 이끌 내각이 다음주 출범한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정부 구성을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 지난달 25일 치러진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우파 연합이 승리한 이래 약 한 달 만에 정부 구성 절차가 개시되는 것이다.
관례에 따라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오전 로마의 대통령 관저인 퀴리날레 궁에서 이냐치오 라 루사 상원의장, 로렌초 폰타나 하원의장을 맞이했다. 이후 마타렐라 대통령은 각 정파의 지도자들을 차례로 불러들여 새 정부 구성을 위한 면담에 들어간다.
이날 오후 오성운동(M5S), 민주당(PD) 등 중도 좌파 정당들과 면담에 이어 21일 오전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 연합 대표단과 면담 일정이 잡혔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면담을 끝낸 뒤 21일 저녁 총리 후보를 지명하고 그에게 정부 구성을 위임한다. 이탈리아는 의원내각제 국가지만 내각을 구성할 총리 후보를 지명하는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총리에 내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멜로니 Fdl 대표는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FI) 등과 우파 연합을 결성해 이번 총선에서 상원 200석 중 115석, 하원 400석 중 237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Fdl는 26%의 득표율로 원내 1당에 오르며 함께 선거 연합을 형성한 동맹(9%)과 전진이탈리아(8%)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으로 불릴 정도로 극우파인 멜로니가 총리에 오르면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파시즘의 창시자 베니토 무솔리니(1922∼1943년 집권)가 집권한 첫해를 기준으로 100년 만에 가장 극우 성향의 정치세력이 집권하게 된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퇴임하는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마치고 도착할 때까지 기다린 뒤 멜로니 대표를 총리로 지명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일요일인 23일 멜로니가 총리로서 취임 선서를 하고 각료들의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 내각은 이후 의회의 신임 투표를 거쳐 공식 출범한다.
엔리코 레타 전 총리도 2013년 4월 28일 일요일에 취임 선서를 한 바 있다. 살비니 동맹 대표는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마타렐라 대통령이 조르자 멜로니를 총리로 지명하길 희망한다"며 "우리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함께 일하고 있으며, 다음 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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