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이 스크린에 돌아온다. 26일 개봉하는 ‘자백’을 통해서다. ‘시간 위의 집’(2017) 이후 5년 만이다. 촬영 당시엔 “2년 만에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 예상했는데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윤진은 “이러다 개봉 못 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넘어가겠구나 생각하기도 했다”며 “무대인사까지 하며 관객을 만날 수 있어 너무 좋고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백’은 관객에게 너무 보여주고 싶었던, 애정이 많이 가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자백’은 유명 기업인 유민호(소지섭)와 변호사 양신애(김윤진)를 스크린 중심에 둔다. 양신애가 살인혐의가 있는 유민호를 외딴 별장에서 첫 대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105분 동안 펼쳐진다. 양신애는 제대로 된 변호를 위해선 유민호의 솔직한 진술이 필요하다고 다그치고, 유민호는 비밀을 잘 털어놓지 않는다. 두 사람의 두뇌싸움은 반전과 반전으로 이어진다.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2017)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김윤진은 “원작 영화를 보기 전 각본을 먼저 읽었다”며 “원작을 보고선 윤종석 감독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전만을 위해 달려가는 듯한, 너무 게임 같은 원작과 달리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을 잘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나치게 신파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통쾌함이 있다는 점”도 ‘자백’의 장점으로 꼽았다. “연기하기 까다로우니 재미있겠다”는 생각과 “한 사람의 목숨이 얼마나 소중한지 교훈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메시지를 주는” 방식이 출연 결정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양신애는 비밀을 지닌 인물이다. 변호 외에 다른 목적으로 유민호에게 접근한다. 비밀을 감추면서도 감정을 완벽하게 숨겨서도 안 되는 역할이다. “촬영을 마치면 어깨가 쑤시고 차라리 액션 영화를 찍는 게 낫다” 싶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 김윤진은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며 연기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같은 장면 속 여러 모습을 되도록 많이 찍어 감독님이 원하는 걸 선택하시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윤진은 미국 진출에서 선구적 역할을 했던 배우다. 2004년 첫 방송된 드라마 ‘로스트’ 시리즈를 통해서였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이 그에게는 더 각별하다. 소감을 묻자 그는 누군가를 지칭하듯 “부럽다, 애!”라고 웃으며 말했다. “제가 지금 (연기를) 시작했으면 너무 좋았을 것 같다는 의미”에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사람들이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이젠 외국인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돼 좋다”고도 했다. “예전엔 (미국) 촬영장에서 일본식 메뉴를 차려놓고 한식이라 해 제가 다 고쳐준 경험이 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K콘텐츠 열풍이 한국 드라마만의 색깔, 브랜드가 생길 때까지만이라도 제발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너무 좋은 우리나라 배우들을 세계에 소개할 수 있고, 여배우들이 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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