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은마 재건축 심의 넘겼지만... 중개업소 "금리 탓에 매수는 0"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은마 재건축 심의 넘겼지만... 중개업소 "금리 탓에 매수는 0"

입력
2022.10.20 18:00
0 0

초과이익환수·분양가상한 걸림돌
수도권광역급행철도 안전도 문제
"여의도, 목동 재건축 영향 미지수"

"얼마나 떨어지냐는 문의만 있지, 실제로 산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재건축 절차도 많이 남은 데다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계속 떨어지니 내년까지는 기다려 보자는 추세예요."

은마아파트 인근 허준(50)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20일 서울 은마아파트에 재건축 심의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일 서울 은마아파트에 재건축 심의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추진 19년 만에 심의를 통과한 다음 날인 20일.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매수 문의가 늘진 않았다며 시큰둥했다. 금리 인상 탓에 집값이 더 떨어지면서 수요자가 아직 나서지 않는 것이다.

서울시는 전날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심의안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은마아파트는 현재 14층, 4,424가구에서 35층, 5,778가구 규모 단지로 바뀐다. 2003년 재건축 사업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지만, 2017년 최고 49층으로 짓겠다는 정비안이 '35층 제한 룰'에 걸려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이후 재건축 방식을 두고 주민 간 소송 등 내홍을 겪어왔다.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매수 문의는 일절 없다"고 입을 모았다. 허 대표는 "물건을 팔아달라는 문의는 많은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진다는 기대감에 실질적으로 거래되는 건 0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금리가 오르면서 아파트를 매수할 여력이 있는 사람 자체가 줄었다"며 "심의를 통과해도 아파트 매매시장의 거래가 없으면 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업소들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분양가상한제를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꼽았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재초환 부과 구간을 늘리는 등 개편안을 내놨지만, 실제 돈을 내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게 준 건 아니다"라며 "분양가상한제로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실제 부담금도 높게 나오면 소유자들이 동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또한 주민들이 사업을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주민들은 40년이 넘은 아파트 지하에 GTX가 지나가면 아파트가 붕괴할 수 있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실제로 변경할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허 대표는 "아직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등이 남아 있어 소유자들이 '사업이 빨리 진행되겠느냐'며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조합 설립에는 주민뿐 아니라 상가의 동의가 필요해 실제 입주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서울 여의도, 목동 재건축시장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라고 답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의 정비사업 환경, 공사비 증가 요인들과 금리 인상에 따른 사업비 증가 등을 감안했을 때 은마가 서울 전역의 정비사업 촉진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목동 2단지 인근 광장중개사무소 대표 유철호(68)씨도 "안전진단 통과 여부를 포함해 용적률 등 사업성도 단지별로 달라 (은마아파트 통과로 수요자가)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인근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토지거래허가제도 그대로고 매맷값, 전셋값도 3억~5억 원씩 떨어지면서 거래가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현정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