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목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주변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상소를 기각한 총회 재판위원회를 비판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장혜영(이 목사 왼쪽) 정의당 국회의원,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의 자캐오(오른쪽) 성공회 신부 등이 참석했다. 김민호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가 20일 퀴어문화 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교회 재판에 넘겨진 이동환 목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로써 이 목사에 대해 경기연회 재판위원회가 내린 1심 판결인 정직 2년 처분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오늘 감리회는 축복에 유죄를 선고했다"며 재판위의 판단을 규탄했다.
총회 재판위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감리회 본부에서 이 목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항소를 기각해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감리회 교리상 목사가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해 성의를 입고 기도한 것은 동성애자들의 행위를 찬성하고 촉진한 행위였다고 판단한 것이 주된 사유로 알려졌다. 재판위원 6명 중 4명이 항소 기각, 2명이 인용 의견을 냈다.
이 목사는 지난 2019년 8월 인천 부평구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서 꽃잎을 뿌리며 성소수자들을 축복했다가 이듬해 10월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로부터 정직 2년 처분을 받았다. 감리회 헌법인 교리와 장정의 일반 재판법 3조 8항은 ‘마약법을 위반하거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범과(犯過ㆍ잘못을 저지름)로 규정하고 있다.
항소심은 1심에서 검사 역할을 했던 인사가 재판위원장을 맡았다가 물러나는 등 절차가 불공정하다는 논란을 일으키며 여러 차례 파행했다. 축제로부터 3년 이상, 첫 판결로부터 2년이 지나서 결론을 받아 든 이 목사는 감리회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유감스러운 판결은 역설적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향한 하나님의 안타까운 탄식일 것”이라면서 “낡은 율법적 질서를 답습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와 한국 교회는 경직돼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다만 이 목사에 대한 정직 2년의 처분 기간이 경과해 이 목사가 목회 활동을 재개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는 목회 활동과 함께 성소수자들이 교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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