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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무게를 조절해야 하겠음" 50년 전 美 걸프사 작업 본 유공 직원의 손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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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무게를 조절해야 하겠음" 50년 전 美 걸프사 작업 본 유공 직원의 손 글씨

입력
2022.10.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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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로비에 60년 역사 전시
다음 주부터는 울산으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로비에 SK이노베이션의 60년사가 전시돼 있다. 박지연 기자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로비에 SK이노베이션의 60년사가 전시돼 있다. 박지연 기자


"wire에 달려있는 추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실제 level이 떨어져도 indicator는 떨어지지 않고 있읍(습)니다. 추의 무게를 조절해야 하겠음."


암호처럼 보이는 이 문장은 빛바랜 노트 위에 빼곡히 적힌 1972년 8월 6일 '제1나프타 분해시설 운전일지'의 일부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 1위 정유회사로 자리매김한 현재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정유밸브를 손쉽게 조작할 수 있지만, 60년 전만 해도 한국 최초의 정유사인 '유공' 직원들은 태평양을 건너온 미국 걸프사 직원들이 나프타 분해(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반응) 시설을 어떻게 조작하는지 어깨너머로 보고 일일이 손으로 익혀야 했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창사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로비에 이 같은 기록을 모아 작은 역사 전시관으로 꾸몄다. 20일 찾은 이곳에는 1963년 걸프사와 기본 협정을 체결한 기록부터 울산~대구를 잇는 송유관 부설공사 완공(1972년), 유공코끼리축구단 창단(1982년) 및 유공 증권거래소 상장(1984년), 휘발유 브랜드 엔크린 출시(1995년), 지주회사 및 SK에너지 출범(2007년),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기공식(2019년) 등 SK이노베이션의 발자취가 전시돼 있다.



"최종현 선대회장, 1980년대 이미 ESG 고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로비에 SK이노베이션의 60년사가 전시돼 있다. 박지연 기자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로비에 SK이노베이션의 60년사가 전시돼 있다. 박지연 기자


고(故) 최종현 회장이 1970년대부터 오늘날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개선을 일찌감치 고민한 흔적도 보인다. 최 회장은 1974년 선경 신년사에서 "우리 기업 역시 탈(脫)섬유의 전환기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소수 경영자의 제한된 지혜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정비된 조직의 집약된 힘만이 험준한 앞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고 떠올렸다.

이 밖에도 로비에는 유공의 첫 작업복으로 쓰인 청재킷과 선경이 유공을 인수한 지 2년 만에 설립한 유공코끼리축구단의 축구공 등이 전시돼 그동안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밸류크리에이션센터장은 "1962년 울산에 유공 공장 착공에 들어간 해가 바로 울산이 공업센터로 지정된 해"라며 "유공의 시대별 변천사가 곧 한국 정유산업의 역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다음 주 울산 공장으로 옮겨 간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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