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 자사고 평균 올 1학기 1인당 교육비 618만원
1000만원 이상 6개교… 의대 평균 977만원보다 비싸
비용 부담 탓 3년 연속 모집 정원 못 채워

강원 횡성군에 위치한 전국 단위 선발 자율형 사립고인 민족사관고등학교 전경. 민사고 제공
일부 상위권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한 학기 학부모 부담금이 1,000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족사관고(민사고)의 학부모 부담금은 올해 1학기에만 2,000만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국 35개 자사고 학생들이 1년 동안 낸 학부모 부담금은 평균 829만 원으로, 4년제 대학의 연간 등록금 평균치를 웃돌았다.
20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전국 자사고 학생 1인당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618만 원이었다. 이 중 462만 원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등 등록금이고, 나머지 156만 원은 급식비, 방과후학교활동비, 교과서비, 교복비, 기숙사비, 현장체험학습비 등 부대 비용이다. 이는 교육부가 밝힌 올해 4년제 대학의 1년 치 평균 등록금(676만 원)에 육박하는 액수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상위권 자사고 교육비는 대학 등록금보다 훨씬 비싸다. 자사고 중 교육비가 가장 비싼 곳은 민사고다. 민사고 학부모의 학생 1인당 부담금은 2020년 2,657만 원에서 지난해 2,867만 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1학기에만 2,163만 원을 내야 했다. 학기별 부담금이 달라 올해 연간 부담금을 정확히 추산하긴 어렵지만, 최근 증가 추이와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면 3,000만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외대부고(경기 용인·938만 원), 하나고(서울 은평·866만 원), 상산고(전북 전주·828만 원), 하늘고(인천·763만 원) 등의 올해 1학기 부담금이 4년제 대학 연간 등록금보다 비쌌다. 이들 학교와 현대청운고(울산) 등 5개교의 지난해 연간 학부모 부담금은 1,000만 원을 웃돌아, 4년제 대학 중 가장 비싼 의학계열 평균등록금(977만 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사교육비까지 더해지면 학부모의 부담은 한층 커진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기숙사 이용률이 높은 지방 소재 전국 단위 선발 자사고의 경우 방과 후에 학교 인근 오피스텔 등에서 과외를 받는 경우도 많다"며 "자사고 학부모 입장에선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면 오히려 교육비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높은 학비 때문에 일부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사고는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올해 전체 자사고의 모집정원 대비 입학생 수 비율은 88.6%에 불과했고, 2020학년도와 2021학년도에도 각각 88.2%, 87.3%에 그치는 등 정원 미달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때 54개에 달했던 전국 자사고는 올해 35개교로 줄었고, 대구 대건고와 서울 장훈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는 내년에는 33개교로 줄어든다.
서동용 의원은 "2025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면 교육과정의 자율성과 수업일수 증감 등 학사 운영의 자율성을 전제로 하는 자사고의 장점이 퇴색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사고 존치만 앞세울 게 아니라 일반고를 포함한 전체 고교 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먼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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