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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 한국은행 국장이 본 프로야구 흥행 공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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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 한국은행 국장이 본 프로야구 흥행 공식은?

입력
2022.10.20 15:00
수정
2022.10.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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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의 조정역, '경제학연구'서 야구 분석
"정규 1위 한국시리즈 직행에 관심도↓
플레이오프서 와일드카드와 맞붙게 해야"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랜더스 정규시즌 우승 기념식에서 허구연(오른쪽부터) KBO 총재가 김원형 감독과 민경삼 대표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랜더스 정규시즌 우승 기념식에서 허구연(오른쪽부터) KBO 총재가 김원형 감독과 민경삼 대표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우리 프로야구를 되게 좋아하는데 포스트시즌 운영 방식에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지점도 있어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니까 한번 해 보자 했던 겁니다."

20일 서정의 한국은행 연구조정역에게 "한국은행 직원이 웬 프로야구입니까"라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서 조정역은 최근 학술지 '경제학연구'에 '한국프로야구의 흥행성 제고를 위한 경제학적 논의'를 게재했다. 서 조정역은 한은 조사국, 통화정책국, 금융안정국 등을 거쳐 경북 포항본부장을 지냈다.

"포스트시즌을 바꿔야 한국 야구가 부흥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현재 정규리그 1위는 한국시리즈로 직행하는 반면, 5위 팀은 '와일드카드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만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다.

서 조정역은 현 방식이 "'포스트시즌은 정규 1위를 위한 요식 행위'라는 인식을 심어 흥행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역대 5번을 제외하고는 정규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왔다. 공정성 논란도 있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우승까지 치러야 하는 최대 경기 수 격차는 8.44로 미국(1.26), 일본(3.46)에 비해 압도적으로 컸다. 설상가상 관중은 팬데믹 이전부터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포스트시즌 참가 팀이 우승까지 치러야 하는 최대 경기 수 편차. 서정의 한국은행 연구조정역 논문 캡처

포스트시즌 참가 팀이 우승까지 치러야 하는 최대 경기 수 편차. 서정의 한국은행 연구조정역 논문 캡처

그는 흥행성 제고를 위해 정규 1위 팀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① 정규 4, 5위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단판제로 진행한 뒤, ② '와일드카드와 정규 1위 팀', '정규 2, 3위 팀'이 각각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③각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것이다.

서 조정역은 "정규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조성될 뿐만 아니라, 우승 확률이 분배돼 정규리그에서도 수준 높은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포스트시즌 방식하에서의 각 팀의 우승 확률(위)과 서정의 한국은행 연구조정역이 제시한 방법하에서의 각 팀의 우승 확률. 표의 가장 왼쪽부터 정규 1~5위 팀의 우승 확률. 서정의 한은 조정역 논문 캡처

현재 포스트시즌 방식하에서의 각 팀의 우승 확률(위)과 서정의 한국은행 연구조정역이 제시한 방법하에서의 각 팀의 우승 확률. 표의 가장 왼쪽부터 정규 1~5위 팀의 우승 확률. 서정의 한은 조정역 논문 캡처

관건은 정규 1위 팀의 동의 여부다. 다른 팀의 우승 확률은 증가하거나 그대로지만, 1위 팀은 확률이 절반으로 줄기 때문이다. 결국 "정규 1위 팀의 기회비용을 최대한 줄여 줄 수 있는 방안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추진돼야 한다"는 게 서 조정역의 결론이다. 그는 "정규 1, 2위 팀에게 플레이오프 1승을 먼저 부여해 기회비용을 확실히 부여"하는 등의 다양한 보완책도 상세히 서술했다.

서 조정역은 한국일보에 "게임 이론을 도입해 보니 구단들의 자발적인 협조로 운영 방식을 바꾼다는 게 굉장히 힘든 걸로 도출이 됐다"며 "여러 보완책을 써 놓긴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읽어봐 주고 야구가 잘될 수 있는 건설적인 방안을 고민해 준다면 그야말로 덤"이라며 못 말리는 야구 사랑을 드러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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