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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하라 할 때까지..." '난민 구호' 정우성이 밝힌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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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하라 할 때까지..." '난민 구호' 정우성이 밝힌 소신

입력
2022.10.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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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약
최근 폴란드 찾아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 지원
"우리 모두 난민 될 여지... 난민 지원 오해 풀길"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잠깐 지원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난민에 관심을 두는 게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희망으로 사회에 공유하고 싶어요."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배우 정우성(49)은 19일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정우성은 이달 초 1주일간 유엔난민기구 협력 기관이 운영하는 난민지원센터 '블루 닷'과 난민들의 주요 유입 기차역인 루블린역 등을 방문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들을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약 3년 만의 현장 방문이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제공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잠깐 지원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난민에 관심을 두는 게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희망으로 사회에 공유하고 싶어요."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배우 정우성(49)은 19일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정우성은 이달 초 1주일간 유엔난민기구 협력 기관이 운영하는 난민지원센터 '블루 닷'과 난민들의 주요 유입 기차역인 루블린역 등을 방문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들을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약 3년 만의 현장 방문이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제공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제국주의의 아픔으로 인해 조선인들이 러시아 땅으로, 중앙아시아로 넘어가서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난민생활을 이어간 역사가 있죠. 또 6·25 한국전쟁을 거치며 국내에도 많은 실향민들과 피란민들이 있었고요. 난민이 발생하는 이유는 분쟁, 내전, 정치적 불안 최근에는 기후위기까지 다양하지만, (그 원인이) 우리가 겪어왔던 역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배우 정우성, 20일 CBS 라디오 인터뷰

배우 정우성이 정치, 사회 등 시사 뉴스를 주로 다루는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 오랜만에 출연했다. 이날 인터뷰는 '배우 정우성'보다는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 정우성'의 타이틀이 중심이 된 자리였다.

정씨는 2014년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친선대사로 위촉돼, 네팔, 이라크, 방글라데시 등을 직접 찾아 난민 구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광고료를 받지도 않고, 현장 방문 일정에 드는 경비 역시 모두 사비로 충당하는 자발적 봉사활동이다.

최근엔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8개월째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나기 위해 폴란드를 다녀왔다. 벌써 8번째 현장방문이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은 600만 명을 넘어섰고, 그 중 140만 명이 국경을 맞댄 폴란드에 머물고 있다.

정씨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가족과 어쩔 수 없이 헤어져 고향을 떠나온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폴란드 학교를 다니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고, 어른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스스로 일자리를 구하며 고단한 일상을 꿋꿋하게 살아내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난민 소녀가 직접 만들어 건네준 호랑이 종이 인형 선물을 스튜디오에서 보여주기도 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폴란드 현장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폴란드 현장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강인함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이들을 가족처럼, 이웃처럼 대하는 폴란드의 따뜻하고도 세심한 환대였다.

폴란드 시민들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적극 품었다. '우리 집으로 가자'라는 패널을 들고 마중 나온 시민들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살뜰히 돌봤다. 폴란드 정부는 대중교통 무료 사용, 돌봄시설 지원 등으로 난민들이 잘 정착할 수 있는 울타리를 세웠다.

정씨는 "난민 지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기본적인 현금 지원이 지속된다고 오해하시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자생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주는 데 집중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씨가 난민 지원 여론에 신경을 쓰는 건, 난민 수용을 반대하고 더 나아가 혐오하는 반(反)난민 정서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싶어서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당시에도 정씨는 난민 수용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가 악성 댓글 공격 등 숱한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일. 그럼에도 정씨가 소신을 굽히지 않는 건 '난민들이 겪는 어려움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우리 모두가 난민의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해서다.

정씨는 "어떤 오해로 인해, 난민들에게 부정적 생각을 갖는 분들도 계실 텐데, 오해를 푸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보고 그동안 제 생각과 이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다만 "개개인이 조금씩 (난민 구호에 대한) 생각을 받아들이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라 본다"며 난민 문제에 대해 보다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 줄 것을 당부했다.

언제까지 난민 구호 지원 활동을 이어갈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씨는 "(유엔난민)기구에서 그만하세요라고 하기 전까지는 계속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전날 정씨는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폴란드 현장 미션' 기자간담회에서도 "전 세계 난민이 1억 명이 넘었다는 수치를 접했을 때 비관적인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지속해서 난민에 관심을 두는 게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시민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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