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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때 막힌 은마아파트 재건축, 오세훈 때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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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때 막힌 은마아파트 재건축, 오세훈 때 뚫렸다

입력
2022.10.19 21:40
수정
2022.10.19 21:42
11면
0 0

서울시 도시계획위,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 가결
1979년 준공, 14층 4424가구 → 35층 5778가구
공공주택 678가구, 인근 문화공원 조성 등 공공기여
전문가 "하락세 국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추진 19년 만에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준공된 지 43년 된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에 5,778가구 아파트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19일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열고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ㆍ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1979년 8월 들어선 은마아파트는 14층 28개 동, 4,424가구로 구성된 강남의 대표적 대단지 노후 아파트다.

이날 통과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 단지로 재건축된다. 건폐율 50% 이하, 상한 용적률은 250% 이하가 적용된다. 도계위는 공공기여로 보행자와 자동차 혼용 통로를 만들고, 근린공원(1만3,253㎡)과 문화공원(4,081㎡)을 조성하도록 했다. 공공청사(파출소)도 들어선다. 서울시는 “공공기여계획 등으로 주변 생활권과 조화로운 정비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인접한 주변 지역도 함께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고 35층 규모, 5,778가구가 들어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최고 35층 규모, 5,778가구가 들어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강남 8학군’ 동네인 대치동에 위치해 강남 재건축의 대표 주자로 꼽혀 온 은마아파트는 2003년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추진위)가 설립된 뒤 본격적으로 재건축이 추진됐다. 하지만 정부 규제 등으로 예비안전진단에서 세 차례나 떨어지고, 2010년 3월 비로소 안전진단심의를 통과했다. 박원순 전 시장 때인 2017년 최고 49층으로 짓겠다는 정비안을 도계위에 제출했지만, 서울시의 ‘35층 제한 룰’에 걸려 통과되지 못했다. 같은 해 12월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낮춘 수정안을 내놨지만 재차 보류됐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규제가 속속 풀리면서 은마아파트 재건축도 급물살을 탔다. 올해 들어 잠실주공5단지(2월), 여의도 공작아파트(8월) 등이 줄줄이 도계위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은마아파트 추진위도 올해 2월 35층 규모의 새 재건축 계획안을 시에 제출했고, 8월 진행된 도계위 소위원회는 학여울역 앞 문화공원을 고밀 개발을 적용한 주상복합으로 변경하고, 동 개수를 줄여 건물 간격을 더 넓히라는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추진위는 이를 반영한 수정안을 다시 제출했다.

이날 도계위 심의 통과로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곧바로 조합 설립을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추진위 측은 "주민의 75%, 상가의 5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며 "이르면 내년 3월을 목표로 조합 설립 인가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예시도. 연합뉴스

은마아파트 재건축 예시도. 연합뉴스

은마아파트가 도계위 심의를 통과했지만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만 해도 25억 원에 거래됐던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최근 19억9,000만 원에 팔리면서 6억 원 가까이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은마아파트는 강남 핵심 요지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로 상징성이 크지만, 현재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재건축 기대감이 이미 반영된 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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