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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매출 최고? 실상은 "번 돈으로 이자 갚기도 벅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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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매출 최고? 실상은 "번 돈으로 이자 갚기도 벅차요"

입력
2022.10.19 15:00
수정
2022.10.19 15:10
11면
0 0

한은 '2021 기업경영 분석'
매출·자산 증가율 '역대 최고'지만
재무 상태 부실 중소기업 많아

18일 서울 명동의 폐업 점포들. 연합뉴스

18일 서울 명동의 폐업 점포들. 연합뉴스

지난해 기업 10곳 가운데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못 갚을 정도로 회사 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2년 차 회복된 수요를 바탕으로 몸집을 늘린 기업도 많았지만, 여전히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곳이 적지 않아 기업 간 양극화는 더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1년 기업경영 분석'을 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연간 증가율이 가장 높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석유정제(49.3%), 화학업(28.1%)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 컸다. 연간 총자산증가율도 12.7%로 역대 가장 높았다. 한은은 국세청에 법인세를 신고한 비금융기업 85만8,566곳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기업들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6%로 전년(4.2%)보다 개선됐다.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6.5%)도 전년(3.9%)보다 높아지며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실적 부진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 못하는 기업도 여전히 많았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44만5,456곳)의 40.5%로 역대 최고치를 썼던 전년(40.9%·조사 대상 42만625곳)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건 회사가 번 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할 만큼 재무 상태가 부실하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의 재무상태가 특히 나빴다. 지난해 대기업은 부채비율(99.3%)이 전년(97.3%)보다 상승했지만 차입금 의존도는 24.5%에서 23.9%로 하락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각각 169.2%, 41.2%로 모두 1년 전보다 상승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며 "정보통신, 부동산업을 비롯해 영업이익이 안 좋았던 조선업종도 사정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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