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조3,602억 원, 기아 1조5,442억 원 반영
정의선 회장 '빅배스' 이후 2년 만의 품질비용 추가
1,400원대 고환율 ·중고차 잔존 연수 길어진 여파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 3분기 경영 실적에 2조9,000억 원 규모의 '세타2 엔진 리콜' 충당금을 추가로 쌓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당시 3조3,600억 원 규모의 17년치 품질 비용을 반영한 지 2년 만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은 예상치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이날 전자공시를 통해 각각 1조3,602억 원과 1조5,442억 원 규모의 품질 비용을 올 3분기 경영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공시 후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다음 주 실적 발표에 앞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증권업계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3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번 충당금을 반영하면 1조 원 후반대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2조3,000억 원 수준이었지만 1조 원 안팎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번 품질비용은 세타2엔진 리콜 충당금으로, 벌써 네 번째다. 정 회장은 2020년 취임 당시, 2037년까지 품질 비용으로 3조3,600억 원(현대차 2조1,000억 원·기아 1조2,600억 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이전에도 △2018년 3분기 4,600억 원(현대차 3,000억 원·기아 1,600억 원) △2019년 3분기 9,200억 원(현대차 6,100억 원·기아 3,100억 원) 등 수조 원 규모의 품질 비용이 이미 충당금으로 쌓였다.
현대차·기아가 품질비용을 추가적으로 반영한 가장 큰 이유는 '고환율'이다. 2020년 1,1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현재 1,400원을 넘어서면서, 품질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중고차 잔존 연수가 길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차량을 더 오래 타면서, 엔진교환 비율도 높아진 것이다. 현대차·기아가 국내외에서 평생 보증을 약속한 세타2 엔진 적용 차량은 약 400만 대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평생 보증 결정 후 엔진교환 사례가 예상보다 많아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하기로 결정했다"며 "올해 차량 한 대당 조치 비용이 2019년 대비 21% 감소하는 등 안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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