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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와 '전국노래자랑' 누빈 악단장이 김신영에 놀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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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와 '전국노래자랑' 누빈 악단장이 김신영에 놀란 이유

입력
2022.10.17 16:39
수정
2022.10.18 21:33
22면
0 0

'전국노래자랑' 시청률 올해 첫 두 자릿수
트위터엔 관련글 하루에 5만 건, 21배 폭증
"관객 땡볕에 앉아 있는데" 차양막 설치 사양
리허설 때 출연자 응원 "덕분에 1등"

김신영이 KBS1 '전국노래자랑' 시그널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KBS 제공

김신영이 KBS1 '전국노래자랑' 시그널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KBS 제공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0)씨는 16일 정오 KBS1 '전국노래자랑'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방 사수'했다. 어려서 할머니 댁이나 지방에 사는 부모님 댁에 내려갔을 때나 '전국노래자랑'을 봤던 그는 "김신영이 진행을 맡은 첫 방송을 보기 위해" 휴일에 알람까지 맞춰서 TV 앞에 앉았다. 김씨는 "'전국노래자랑'이 오전 10시에 하는 줄 알고 그 시간에 알람 맞춰 놓고 일어났다가 12시인 거 확인하고 두 시간 더 잔 뒤 TV로 본방송을 봤다"며 "'전국노래자랑'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학비 벌러 왔다는 대학생이 상금을 타서 좋았다"며 웃었다. 그는 '전국노래자랑' 서울 녹화가 잡히면 지인과 공개 방청에 갈 예정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올드 K팝 친구분들, 사지 멀쩡할 때 전국 여행하듯 '전국노래자랑' 공방 같이 다니실 분"이란 모집 글이 올라왔다.

누리꾼이 16일 온라인에 올린 KBS1 '전국노래자랑' 공개 방청단 모집글.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누리꾼이 16일 온라인에 올린 KBS1 '전국노래자랑' 공개 방청단 모집글.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16일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 오른 '전국노래자랑'. 트위터코리아 제공

16일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 오른 '전국노래자랑'. 트위터코리아 제공

코로나 확산과 송해 별세란 악재가 겹쳐 분위기가 축 가라앉았던 '전국노래자랑'이 김신영 투입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첫 방송이 올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16일 방송 시청률은 10.9%로, 전주 7.6%보다 3.3%포인트 올랐다. '전국노래자랑'이 올해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는 처음. TNMS는 "김신영이 첫 진행을 맡은 '전국노래자랑' 방송을 279만 명이 시청했다"며 "송해 선생의 생전 마지막 방송(5월 15일) 대비 시청자가 175만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합류가 장년층 외 MZ세대까지 TV 앞으로 불러 모아 시청률이 깜짝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엔 실제로 "TV가 없어서 사돈어른 방에서 함께 '전국노래자랑'을 봤다" "송해 아저씨가 안 계시지만 김신영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청을 했다" 등의 시청 후기가 쏟아졌다. 본보가 트위터코리아에 확인한 결과, 16일 트위터엔 '전국노래자랑' 관련 게시글이 5만여 건 올라왔다. 15일 대비 21배 폭증한 건수로 '전국노래자랑'은 '실시간 트렌드' 키워드로까지 등장했다. 일단 초반 화제 몰이엔 성공한 분위기다.

악동뮤지션 멤버인 이찬혁이 지난달 경기 하남시에서 진행된 '전국노래자랑'을 방청하고 있다. 이찬혁은 17일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노랫소리가 재밌게 들렸고, 마침 MC가 바뀐다는 소식을 알고 있기도 해서 응원도 할 겸 찾았다"고 말했다. KBS 제공

악동뮤지션 멤버인 이찬혁이 지난달 경기 하남시에서 진행된 '전국노래자랑'을 방청하고 있다. 이찬혁은 17일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노랫소리가 재밌게 들렸고, 마침 MC가 바뀐다는 소식을 알고 있기도 해서 응원도 할 겸 찾았다"고 말했다. KBS 제공

9월 대구를 시작으로 경기 하남, 전북 완주, 광주 동구 등을 찾은 김신영은 녹화 현장에서 일반인 출연자들을 정성껏 챙겨 방송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살리고 있다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하남시 편에서 "학비 벌러 왔다"며 출연해 1등을 한 진예닮(25)씨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리허설 땐 엄청 떨어 노래를 잘못했는데 김신영씨가 다가와 '노래 너무 잘 부르시던데요'라고 응원해줘 본무대에서 덜 떨고 노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김신영의 태도에 송해와 10년을 함께 전국을 누빈 '전국노래자랑' 신재동(63) 악단장도 놀라워 하는 눈치다. 그는 "한번은 엄마 출연자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서너 살 된 딸이 무대 옆에 앉아 있었는데, 그때 김신영이 손바닥을 아이 머리 위에 올려 뜨거운 볕을 막아주더라"고 말했다. "광주에선 할아버지 출연자가 손녀 바이올린 연주에 맞춰 노래하는 걸 보고는 (김신영이) 펑펑 울어 잠시 진행을 못 했는데, 할머니 밑에서 자라 그런지 사람을 소중히 대하고 마음이 따뜻해 놀랐고, 그런 친구가 새 MC로 와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는 게 신 단장의 말이다.

전날 방송을 보면 '전국노래자랑' 악단 자리엔 볕을 막는 차양막(파라솔)이 설치돼 있지만 김신영 자리엔 없다. '전국노래자랑' 제작 관계자는 "무대에 있는 진행자 공간에 차양막을 설치하려고 하니 김신영이 '관객분들 땡볕에 앉아 계시는데'라며 설치하지 말라고 사양했다"고 귀띔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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